MB "4대강 가뭄해결"에서 "가뭄피해 최소화로"

이외수 "임금님은 가뭄들면 자기 탓이라고 했는데"

등록 2012.06.24 20:50수정 2012.06.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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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한민국이 타들어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타들어가고 있다. ⓒ 김동수


"200년 빈도의 기상이변에 대비해 추진된 수자원 인프라 개선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과 협의해서 농업용수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가뭄해소시까지 가용한 모든 장비, 인력을 총동원하고 최대한 지원해서 가뭄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총리실 중심으로 마련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시차를 두고 '가뭄'에 대해 다른 말을 했다. 위 발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방문 기간 중 유엔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한 것이고 아래는 23일(현지시간) 콜림비아에서 국내 가뭄피해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했다.

대통령이 3일만에 "4대강으로 가뭄이 해결되었다"에서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말을 했다면 이는 4대강 사업 자체 찬반 여부를 떠나 가뭄 피해에 대한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상황 판단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의미다. 

4대강 완공되면 가뭄해결, 홍수해결, 오염까지 해결...

이명박 정권은 그 동안 4대강이 완공되면 '4대강 사업으로 본류에 큰 물그릇을 만들어놓으면 가뭄과 수해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22일 <한겨레> 논밭은 '아우성'인데…MB "4대강 덕 가뭄 극복")

a  문화부가 지난 2009년 6월 만든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

문화부가 지난 2009년 6월 만든 '4대강 살리기' 홍보 동영상 ⓒ 문화부


가뭄과 홍수 동시 해결. 그 어느 왕과 대통령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할 수 있다고 밀어붙였고, 정부부처는 이를 홍보했다. 지난 2009년 6월 문화부는 '4대강 살리기' 홍보동영상을 만들어 를 크게 홍보했었다.


당시 '우리의 강'이라는 홍보 동영상을 보면 "'생명, 자연, 문화, 희망 우리의 강'이 가뭄으로 메마른 강, 2008년 33개 시.군 제한급수, 지구온난화로 급격한 기후변화, 홍수로 인해 범람하는 강, 끊이지 않는 인명과 재산손실, 오폐수로 병들어가는 강 재난이 반복되는 우리의 강"이라며 4대강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4대강이 완공되면 가뭄과 홍수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3년 후 지금 4대강은 어느 하나 해결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은 가뭄이지만, 장마와 여름철 집중호우는 홍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외수 "임금님은 가뭄들면 자기 탓이라고 했는데"

지난 23일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옛날 임금들은 가뭄이 계속되면 자기가 부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요"라며 옛날 왕들이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거나 자신의 탓을 돌린 것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기다리면 곧 장마가 오기는 하겠지만요"라며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특히 "가뭄에 산정호수 밑바닥 갈라진 거 보시고 착시현상이라고 하시는 분, 안경 바꾸세요. 유리가 깨졌습니다"라며 국토부 관계자가 "가뭄 발생 지역은 천수답뿐이다. 관계시설 없이 빗물에 의존하는 지역에 국한된 일일 뿐 4대강 본류 주변 농경지나 대규모 농경지는 문제없다"고 말한 것에 대한 직격탄이다. 국토부 관계자 발언은 지난 21일 <노컷뉴스>가 보도했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가뭄이 때아닌 폭염 때문에 정서적으로 발생한 느낌이지 실제로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가 분노를 샀었다. 대통령이 4대강으로 가뭄으로 해결했다고 했으니 국토부 공무원 발언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이 대통령과 국토부 공무원을 보면서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가 지난 2010년 12월 8일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강(江)과 나'라는 제목 글에서 "4대강을 '녹색 뉴딜'이라고 포장해서 홍보하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세상에 무식한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고 했던 말이 전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뭄 #4대강 #이명박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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