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3일 일방적으로 예산-홍성을 통합대상으로 발표한 가운데 이상선 전 홍성군수가 예산-홍성 통합을 당연시하고 "내포신도시 명칭을 홍주시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을 해 예산군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군수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예산군민을 현혹해서라도 무조건 예산과 홍성을 통합시킨 뒤 통합시청사를 내포시로 유치하고 통합시 명칭을 홍주시로 바꾸려는 홍성지역 세력의 속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전 군수는 6월 21일 홍성의 한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시군통합의 당위성이나 득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자료도 없이 "(예산-홍성) 통합은 기정사실이다"라고 규정했다.특히 "내포신도시라는 이름은 지체 없이 홍주시로 바꿔야 할 것이다, (홍주시를) 홍성-예산 통합시 명칭으로 정하는데 아무런 문제와 이의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포'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충남 균형발전의 최적지로 내세워 예산, 홍성이 공동으로 유치한 내포신도시의 의미를 "1000년 홍주의 역사가 충남도청이 옮겨 오는 가장 큰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2012년은 홍주 이름 1000년이 되는 해이니 거도적으로 기념행사를 해 전국에 알려야 할 것이다"라는 황당한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예산 민심은 아랑곳없이 '홍주 1000년 역사'를 앞세워 홍주(1012년)보다 100여 년 앞선 919년 역사에 등장한 '예산'을 흡수해 통합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릇된 역사 인식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전직 관료가 공모를 해 충남도가 시·군 의견 수렴, '충청남도지명위원회' 심의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충남의 정체성과 상징성, 발전 비전 등에 가장 부합하는 이름으로 선정한 내포신도시를 "역사 공부도 덜된 자들이 귀신들려 지어낸 이름"이라고 정면으로 부정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택리지(擇里志)에 등장하는 '내포'라는 명칭을 "역사성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귀신같은 이름"이라고 왜곡했다.
조선시대 발행된 지리지인 택리지는 '충청도에서 내포가 가장 좋다',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리쯤 떨어진 가야산 앞뒤의 10개 고을을 내포라고 하는데, 이곳은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며,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해 부자가 많고,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전 군수는 또 자의적인 판단으로 "한심한 내포 양반들아", "뒤떨어진 자들만 우글대는 것 같다", "소나 말이 되면 어찌하나 자나 깨나 걱정이다" 등 서슴지 않고 지역민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쏟아내 전직 홍성군수로서의 인격을 의심케 했다.
지역에서는 행정구역 통합의 득실을 두고 찬반양론이 분분한 상황에서 홍주라는 편협한 사고의 틀에 갇혀 홍성 우월주의 내지 패권주의를 내비친 이 전 군수의 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홍성군의회의 일방적인 예산-홍성 통합건의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박도유 예산시민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이상선 전 홍성군수가 예산, 홍성의 역사와 시군통합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 전 군수는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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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홍성군수 "내포신도시 명칭 홍주시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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