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강조하던 한선교, 결국 회의 중단

야당 십자포화에 국회 문방위 파행... 최재천 의원 "청문회 논의해야"

등록 2012.07.13 19:04수정 2012.07.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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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가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 연루 의혹' 등 위원장 자질논란으로 파행을 빚자 한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뒤 황급히 자리를 뜨고 있다.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가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 연루 의혹' 등 위원장 자질논란으로 파행을 빚자 한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뒤 황급히 자리를 뜨고 있다.남소연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첫 회의에서 한선교 위원장(새누리당)이 야당 의원들로부터 도청 연루 의혹에 대해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후 한 위원장은 회의를 중단했고,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논의를 거부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선교 위원장은 문방위 여당 간사이던 지난해 6월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도청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런 논란 속에 한 위원장은 지난 9일 19대 국회 전반기 상임·상설특별위원장 선거에서 최저 득표로 당선됐다. 288명의 의원 중 181명으로부터만 찬성표를 받았다. 다른 상임·상설특별위원장 선거 당선자들이 최소 250표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수모를 당한 것이다.

한선교 위원장, 야당 의원 십자포화에 회의 중단하고 나가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19대 국회 문방위 첫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인사말과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선교 위원장의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 의원이라 불러야 할지 위원장이라 불러야 할지 정하기 전에,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최민희 의원등 야당 의원들은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문건 입수경위에 대한 해명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최민희 의원등 야당 의원들은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문건 입수경위에 대한 해명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남소연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가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 연루 의혹' 등 위원장 자질논란으로 파행을 빚자 한 위원장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13일 열린 19대 국회 첫 문방위 전체회의가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도청 연루 의혹' 등 위원장 자질논란으로 파행을 빚자 한 위원장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남소연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한 위원장이) 김인규 KBS 사장에게 '개그콘서트의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가 왜 그대로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과 KBS 수신료 인상을 날치기 처리한 것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한 위원장은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선교 위원장은 유감 표명을 하면서도 도청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한 위원장은 "전 도청을 한 적이 없고 도청 문건인지 알 수도 없었다"면서도 "당시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면 사과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상임·상설특별위원장 선거에서 합법적으로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181표 받은 것을 감안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도 제게 찬성표를 줬다"며 "당선인사를 할 때 정청래 의원이 '똑바로 하라'고 했다, 똑바로 하겠다, 원만하게 회의가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한 최민희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개콘 발언은 문방위원으로서 (김인규 KBS 사장에게) 물어본 것이고, 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이었다"며 "또한 KBS 수신료 인상 날치기 처리도 동의할 수 없다, 당시 여야 의원이 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참여해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과거를 똑바로 회상하십시오, 왜 거짓말합니까"라고 고함을 질렀다. 한 위원장이 "품격이 있는 위원회"라고 주의를 주자, 전병헌 의원은 "왜 위법한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고 쏘아 붙였다.

그는 "(한 위원장이) 당시 법안심사소위에서 맨 마지막 안건이었던 KBS 수신료 인상안을 갑자기 상정해 날치기 처리했다"면서 "당시 물리적 충돌도 있었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처리냐"고 반문했다. 또한 "문방위 간사를 하다가 도청사건 연루돼 사퇴한 장본인이 위원장 자리에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는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통합당 의원 간의 말싸움으로 이어졌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도 한선교 위원장에게 찬성표를 던졌다, 내부부터 정리하라"며 "좀 더 품격있는 위원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위원장을 청문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은 "원만한 회의진행을 위해서도 한 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 간에 논쟁이 벌어지자, 한 위원장은 낮 12시 40분께 회의를 중단하고 회의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재개되지 않았다.

최재천 의원 "회의 속개 거부는 청문회 논의 봉쇄 위한 것"

이후 최재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의 말 바꾸기, 모순되는 답 말하기, 전면적인 사과거부 등의 행태에 야당 의원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했다"면서 "한 위원장은 정회 선포 후, 회의 속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선교 의원은 청문회 개최 논의를 봉쇄하기 위해 회의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6월 국회 개원 협상에서 '문방위에서 언론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최재천 의원은 "청문회 논의를 막겠다는 것은 방송의 중립성·공정성 논의를 거부하겠다는 것이고 새누리당은 방송장악을 계속 하겠다는 것"이라며 "또한 개원합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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