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듯, 5.16은 쿠데타

김대중 전 대통령 "아무리 미화해도 5.16은 혁명이 될 수 없다"

등록 2012.07.17 10:07수정 2012.07.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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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명박 정권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 '5·16 쿠데타'를 이제 대놓고, "구국의 혁명"이라고 한다. 그것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자와 그와 함께 그 꿈을 이루려는 자들 입에서 연일 쏟아내고 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5.16 당시로 돌아가서 볼 때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 정도로, 세계에서 끝에서 두번째로 가난한 나라였고 안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돌아가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 후의 나라 발전이라든가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 (아버지가) 바른 판단을 내리셨다"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듯, '5·16'은 '쿠데타'

딸로서 아버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박정희 딸'과 '대한민국 대통령'은 엄연히 다르다. 이유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제1조다. 박정희는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국민이 세운 민주정부를 무너뜨렸다. 박정희가 아무리 먹고사는 문제인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경제를 발전시켰더라도 '5·16'이 '쿠데타'라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듯이.

박근혜 의원 캠프 구성원들도 '5·16'을 '쿠데타'라는 명백한 사실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시로 볼 때는 군사혁명이 맞지만 그 후 역사 발전의 측면에서 단순히 쿠데타라고 폄하할 수 없다"- 6일 이상돈 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중앙대 교수)  MBN <뉴스광장>인터뷰


"5·16은 쿠데타이면서 혁명이다. 5·16 자체야 쿠데타이지만 그걸로 이뤄진 변화는 가히 혁명적 변화." - 11일 박효종 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서울대 교수) MBN <뉴스광장> 인터뷰

"5·16에 관한 평가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묻는 것은 세종대왕에게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게 역성혁명이냐 군사쿠데타냐고 묻는 것과 같다." - 홍사덕 박근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전 새누리당 의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주 자연스럽게 명백한 '쿠데타'를 아주 교묘하게 비틀어 '구국의 혁명'으로 미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가 절실 할지라도 민주공화국 근간을 유린한 쿠데타를 아니라고 강변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정말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사실에 동의하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조금 더 과한 질문을 하면 북한 김일성 왕조를 정말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박 의원과 새누리당은 듣기에 아주 거북하겠지만 국외 언론들도 '박근혜=독재자 딸'로 보도하고 있다. 그것도 북한 김정은 제1비서와 비교해서.

16일 호주의 <더 오스트레일리안>은 박근혜를 "얼음 공주"라고 부르며 "'얼음 공주'가 서울에서 권력을 잡는다면 남북한 모두 독재자 아버지의 후계자들이 나라를 이끌게 될 것이다"며 "만약 그녀가 이긴다면 그녀는 세습적인 공산당 독재 정권을 물려받은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을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남북 모두에서 독재자의 후손들이 정권을 잡는 역사적 공통점을 지적했다

'쿠데타'는 "국가에 대한 일격"이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coup d'État'로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권(政權)을 빼앗으려고 일으키는 정변"을 뜻한다. 

쿠데타는 군대, 경찰, 그밖의 무장집단 등에 의해 은밀하게 계획되고 기습적으로 감행되며 정권탈취 후에는 군사력을 배경으로 계엄령 선포, 언론 통제, 반대파 숙청, 의회의 정지, 헌법 개폐(改廢) 등의 조치를 취한다. 일반적으로 쿠데타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는 것을 국가적인 규모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위기, 기성 정치권의 무능, 의회의 정상적인 기능 마비 등이며, 또 이에 대해 국내에 유일한 무력조직으로서의 군대나 경찰 및 이를 지휘하는 야심적인 정치가나 장군 등의 존재이다.-<다음백과사전> '쿠데타'

박정희 쿠데타 계획은 '5·16'이 처음 아냐

쿠데타는 군과 경찰 등이 은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박정희는 쿠데타를 몇 번 계획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1961년 '5·16'이 처음이 아니라는 말이다. 박정희는 1952년 육군 본부 이용문 작전국장의 쿠데타 모의에 깊숙히 참여한다. 물론 그 때는 대령이었기 때문에 주동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종찬 참모총장 반대로 쿠데타를 실패한다. 1952년을 주목하라, 그 때는 한국전쟁 중이었다.

그리고 1960년에도 쿠데타를 모의한다.  박정희는 1960년 1월 21일 6관구 사령관(서울지역을 관할하는 오늘날의 수도방위사령관)에서 부산 군수기지사령부 초대사령관으로 부임하면서다. 거사일은 5월 8일로 잡았다. 박정희는 신망 높은 이종찬 장군을 앞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4월 혁명 때문에 좌절됐다. 박정희는 <부산일보> 황용주 주필과 자주 대화를 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이고 학생놈들 때문에 다 글렀다"고.-『한국 현대사 산책:1960년대편 1권』(인물과사상사, 2004년 9월)

한국전쟁 중에도 쿠데타를 모의하고, 민주혁명이 자신의 쿠데타에 걸림돌이 된 것을 용납하지 못한 것이 박정희였다. 박정희는 이후 1년 동안 절치부심한 후 5·16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박정희는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던진 것이 아니라 '권력 찬탈' 자체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아무리 미화해도 '5·16'은 혁명이 될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대중 자서전>(1권)에서 다음과 같이 '5·16'이 '쿠데타'라고 강조했다.

"'5·16'은 '혁명 공약'이나 그 후 그들이 취한 권력 다툼을 보면 명확한 이념과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진행된 혁명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무리 미화해도 애당초 혁명은 될 수 없었다. 무력을 동원한 권력 탈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민주주의 싹을 무력으로 잘라 버렸다. 정당 정치와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았다. 군부는 정치적 패권을 장악한 특권 집단이 되었고. 이후 정치군인이 득세했다. 5·16 군사 쿠데타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는 30년이나 후퇴했다.(145쪽)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그리고 박근혜 의원은 "나라 발전이라든가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며 '5·16'이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고 강변한다. 많은 박정희 추종자들이 이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있다.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이다.

"만일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장면 정권이 경제 부흥을 추진했다면 어찌되었을까? 장담을 할 수 없지만 국민들의 참여와 지지로 더 높은 효과를 보았을지도 모른다"

IMF 그 시작과 1%&99% 뿌리는 박정희식 개발독재

민주 정부인 장면 정권이 나라를 계속 통치했다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 쌍두마차가 되어 더 나은 대한민국 되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박정희식 개발독재는 재벌중심의 경제를 잉태해 성장시켰다. 단박에 경제발전을 이룩한다. 하지만 박정희 독재정권의 대기업 위주 정책과 정경유착은 결국 한국 경제 뿌리를 뒤흔들었고, 인민들은 고통과 눈물로 통곡으로 21세기를 맞아야 했다. 바로 1997년 IMF이다. 요즘 우리 사회 치열한 논쟁인 1%와 99%는 IMF가 그 시작이었고, 뿌리는 바로 박정희식 개발독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희가 대한민국에게 남긴 유산은 그가 쿠데타 주역임과 동시에 독재자였고, 사람들 먹여 살리는 문제를 해결한 것은 맞지만 더 고통스러운 경제 양극화 뿌리 제공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박근혜 의원의  '5·16'에 대한 역사인식은 수정돼야 한다.
#박근혜 #5·16 쿠데타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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