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나란히 놓인 신발
김동원
우리들의 사랑이 그렇듯이 신발의 사랑도 한쪽 신발이 다른 쪽 신발을 졸졸 쫓아다니며 시작되었다. 원래 다른 쪽 신발은 독신주의자였다. 독신주의자인 신발은 한쪽 신발이 결혼하자고 얘기하자 결혼이란 것이 외로움에 지쳐 함께 살려다가 생활의 힘겨움에 짓눌려 죽게 되는 비극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발은 혼자 한쪽만 있으면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데 짝이 맞으면 냉큼 가져다 신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럼 항상 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사람을 싣고 돌아다녀야 하는 생활의 힘겨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다른 쪽 신발은 자신은 그런 힘겨운 생활의 끝에서 결혼을 후회하는 쌍들을 무수히 보았다며 절대로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쪽 신발은 둘이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지 않겠냐며 끈질기게 다른 쪽 신발을 쫓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