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이 되자 고구마 꽃은 생명을 다하고 지고 만다. 고구마꽃의 생명은 짧다.
최오균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귀한 고구마 꽃100년 만에 한 번 피어난다고 할 만큼 고구마 꽃은 피는 것도 매우 드물지만 발견하기도 어렵다. 고구마 꽃이 100년 만에 한 번 피어난다는 말은 어디서 유래한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춘원 이광수의 회고록에는 고구마 꽃을 "백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꽃"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거기서 유래된 말일까?
우리나라에서 워낙 귀하게 피어나는 고구마 꽃은 1945년 해방 당시, 1953년 휴전, 1970년 남북공동성명발표 직전에 고구마 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연합뉴스 2012.7.16자 보도).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보기 힘든 고구마 꽃을 오래전부터 길조(吉兆)로 여겨 왔다.
하지만 기상학자 반기성(케이웨더 예보센터장)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구마 꽃이 피어나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고구마 꽃이 피면 천재(天災)가 일어난다고 믿었다는 것. 고구마 꽃이 노지에서 피어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인데, 만일 노지에 꽃이 피면 그 해는 어김없이 가뭄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열대성 식물로 우리나라와 같은 기후에서는 꽃을 피우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나라에 고구마 꽃이 피었다면 이상 기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실제로 2010년과 2011년에는 연속해서 중부지방 노지에서 고구마 꽃이 피어났는데, 2년 동안 연속 기록적인 한파, 강남 물난리, 우면산 산사태 등 기상이변이 일어났다는 것이 반기성 예보관의 설명이다. (출처 : 스포츠서울 2012.04.13)
또 금년 여름에는 104년 만에 찾아왔다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이곳 경기도 연천군 동이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30도를 웃도는 혹서의 한여름에 소나기가 내리다가 주먹 같은 우박이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 때문에 우리 집에 심은 다섯 평 남짓 고구마 밭도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