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한 공장에 다니다 과로사한 중국 출신 리당청(42)씨의 장례식이 두 달여만인 24일 오전 창원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치러졌는데,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들이 진해화장장에 시신이 든 관을 옮기고 있다.
윤성효
장례도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었다. 운구를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금속노조 경남지부·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등 관계자들이 하얀색 장갑을 끼고 나타났다.
고인의 시신은 병원 응급차량에 실려 진해화장장으로 향했다. 중국 출신으로 창원에서 일하다 다친 이주노동자의 가족들도 나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김정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장은 "창원에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 산재를 당하면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기가 힘들다"며 "이주노동자가 산재를 당하면 내국인과 같이 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병원 영안실 관리도 문제가 있다"며 "병원에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통역체계가 갖춰져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상임활동가는 "이주노동자들이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인의 경우 두 달 가까이 일하면서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주노동자들의 초과노동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부인한테 물었다.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러자 부인은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법에 대해 잘 모른다"며 "한국에 와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민주노총과 경남이주민센터, 산추련 등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회사와 병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부인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이 죽고, 시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느껴졌다.
고인은 중국에 살고 있던 부인과 두 자녀(16살, 4살), 노모를 위해 한국에 돈을 벌려고 왔다가 유골이 돼 돌아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