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임명않고 휴가 떠난 MB, 결론은?

[분석]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될까... MB 휴가 복귀하는 8월초가 분수령

등록 2012.07.31 16:17수정 2012.08.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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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며 야당의원들이 전원 퇴장하자, 현 위원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물을 마시고 있다.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며 야당의원들이 전원 퇴장하자, 현 위원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물을 마시고 있다. 남소연

이명박 대통령은 끝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킬까?

이 대통령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위원장의 연임 임명을 하지 않고 30일 휴가를 떠났다. 인권단체·인권위 내부 등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해 온 측에서는 대통령 휴가가 끝나자마자 청와대가 현 위원장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초 인권단체와 인권위 내부 등에서는 7월 내에 현 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가 현 위원장의 인사청문을 마쳐야 하는 날은 17일이었다. 운영위는 그 전날 현 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이럴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 기간을 정해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장은 국회 임명동의 대상이 아니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따라서 주변에서는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마감 시한인 28일 이 대통령이 현 위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명되면 곧바로 반대 행동 개시"... 준비하는 인권단체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 반대 일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 반대 일지고정미

예측했던 현 위원장 임명 날짜가 지난 데 이어 이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자, 연임 반대를 주장해 온 측에서는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청와대에서 현 위원장 연임을 강행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는 8월 3일께 연임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현 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청와대에서 연임 임명을 하자마자 곧바로 반대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경 긴급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휴가기간이 끝나는 다음 주 월요일(6일) 정도에 임명될 것이라 보고 여러가지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위원장이 2009년 취임할 때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 취임식이 연기됐다"며 "이미 현 위원장 연임 반대 여론이 검증됐으므로 그때보다 더욱 세게 대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 위원장의 임명이 결정되면 인권위 내부에서도 반발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권위 직원게시판에는 '더 이상 씻을 수 없는 업보를 쌓지 않길 바란다', '이제 그만 놔달라'는 등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준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장은 "이 대통령이 휴가 다녀와서 곧바로 현 위원장을 임명하면 곧바로 조합원들이 모여 어떤 대응을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병철 앞에 두고 전원 퇴장... 새누리당 지도부도 연임 우려 의견

운영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미 여러가지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현 위원장이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의 인권을 유린했던 문제를 인권위에 제소한 상태"라며 "그가 연임된다한들 자리를 유지할 수 없도록 법적 대응 등으로 계속 문제 삼아가겠다"고 밝혔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업무보고 못 받겠다" 야당 전원퇴장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야당 의원들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며 전원 퇴장하고 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업무보고 못 받겠다" 야당 전원퇴장31일 국회 운영위에서 야당 의원들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며 전원 퇴장하고 있다.남소연

또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31일 오후 인권위 업무보고에 출석한 현 위원장을 앞에 두고 전원 퇴장했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인사청문회 때 민주당은 현 위원장이 연임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고, 청와대에 '부적격' 내용을 담은 보고서도 보냈다"며 "우리는 부적격자에게 인권위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현 위원장의 연임 임명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은 하금열 대통령실장을 상대로 현 위원장 임명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서용교 의원은 "인권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을 듣고 있는가"라며 현 위원장 재임명 결정을 비판했다.

급기야 새누리당 지도부는 현 위원장의 연임 임명을 우려하는 의견을 청와대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우 대변인은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80%가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답했다"며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결정한 건 아니지만 지도부끼리 현 위원장 재임용 반대 여론을 청와대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병철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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