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터스(Contactus).' 우리말로 '우리와 연락하자'.
하지만 실제 이 업체와 연락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31일 사설 경비업체 컨택터스(회장 문성호, 대표 박종태·정미현)를 찾아 나섰다. 컨택터스는 지난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 에스제이엠(SJM) 공장에 진입, 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후 '용역깡패'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컨택터스는 30일 '우리도 피해자'라는 내용의 글을 발표했다. 하지만 '태도가 진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이 회사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오전 9시15분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의 컨택터스 본사 사무실 앞에 섰다. 세 차례 벨을 눌렀지만 인기척이 없다. 인터넷에서 확인한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인천광역시에 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양재지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택가를 한참 헤맨 끝에 찾은 '양재동 OOO-O번지'에는 컨택터스가 아닌 자동차 개조업체가 있었다. 이곳 직원은 "우리는 여기서 3년째 영업을 하고 있고, 컨택터스란 곳과 사무실을 같이 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주소는 같았지만, 컨택터스 양재점과 자동차 개조업체의 전화번호는 달랐다.
다시 주변 업소를 검색했다. 수서지점의 주소를 확인했다. 여러 중소기업들이 입주한 20층짜리 빌딩이었다. 1층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컨택터스'란 네 글자가 없다. 20층부터 내려가며 호별로 간판을 확인한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곡동에서도, 양재동에서도, 수서동에서도, 컨택터스와 '컨택트(contact, 연락)' 하지 못했다.
양재동도, 수서동도, 공개된 주소에는 없었다
오후 1시쯤 어렵사리 정미현 대표(45)와 연락이 닿았다.
정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물대포차와 히틀러 경비견(로트와일러)은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물대포차는 합법 여부가 불분명하고 정부 요청도 있어 폐기처분했고, 경비견은 야산 경비 의뢰를 받아 잠시 빌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컨택터스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호를 맡았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 역시 부인했다. 정 대표는 "우리 같은 작은 회사가 어떻게 (대선 후보 경호를) 하냐"며 "이 대통령은 아니고, 법무쪽에서 가까운 분이 개인 경호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불법사찰로 구속기소된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변호했던 법무법인이 컨텍터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고 한 장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법률자문 없이 그때그때 사설 변호사에게 맡긴다"고 부인했다.
장 의원은 27일 캡쳐한 컨택터스 공식 홈페이지 화면을 근거자료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컨택터스 홈페이지에서는 '경호개념'과 'VIP 요원 경호'를 설명하는 메뉴에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이, 법률자문을 소개하는 화면에는 '법무법인 영포 변호사 김OO'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컨택터스는 일요일(29일)에 홈페이지를 아예 폐쇄했다가 30일 대문에 해명문만 게재한 상태다.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31일 오후 다른 경로로 컨택터스 홈페이지에 접속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 경호 사진과 법률자문 김아무개(법무법인 영포)씨의 프로필 사진은 아예 빠져 있었다.
다음은 정미현 컨택터스 공동대표와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
"물대포도 없다, 히틀러 경비견도 없다... 과장광고였다"
- 컨택터스에서 보안·경비 일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보안 업무로 허가받아 운영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경비업무뿐 아니라 공장에 인력 수급도 하고 있다. 본사와 지사에서 일하는 정규직은 10명도 안 된다. 각 지역에서 경비 업무 보는 분들도 많지 않다. 지금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개인적으로 보안 맡는 요원이 50여 명이다. 아주 작게 운영하는 업체들이 많다. 대규모로는 몇 개 안된다."
- 독일에서 물대포차를 수입해 보유하고 있다던데.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오래 전에 폐기처분했다. 그 부분은 경찰에서 조사 끝났고 관련 서류도 제출했다. 불법적으로 사용하거나 갖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상황이 (사설업체가) 물대포를 사용할 만큼 노사갈등이 심각한 상태가 아니고, 우리도 그걸 사용하기 불편해서 폐기했다. 또 물대포차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아직 없다. 그래서 (수입 소식이) 보도됐을 때 정부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다.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 일은 안 해야지. 2010년 들여와서 곧바로 폐기했다."
- 히틀러 경비견도 데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개도 현재는 없다. 예전에 개인업체에서 야산 쪽으로 (경비를) 의뢰한 건이 있어서 잠시 대여했다. 작년에 하루 이틀 정도 썼다."
- 근데 왜 홈페이지에서는 '경비감시견단 운영'한다고 나와 있었나.
"약간 과장광고다. 회사를 알리기 위해 과시하고 싶은, 그런 거 있지 않나. 마약 탐지나 경비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지금은 없다. 하늘을 두고 말씀드릴 수 있다."
- 그럼 지금 보유하고 있는 다른 장비들은 무엇인가.
"방패와 헬멧, 순찰차 2대와 장비나 기계·설비를 운반하는 차량 1대가 있다. '민간군사기업'이라는 건 과장이다. 경찰이 현장조사 실시하면 그대로 공개될 것이다. (경비업무 담당하는 본사가 있는) 인천에서 장비들을 보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