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로 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되어있다
이우천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런 왜곡된 인식이 해가 갈수록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임진각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왔는데, 당시에는 버스와 택시뿐만 아니라 승용차까지 자전거 대열을 끊고 좌회전, 우회전을 시도하려고 밀고 들어오는 아찔한 경험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올해는 과거와 같이 난폭한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위협하는 횡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가끔 진행자들에게 욕을 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차로 대열을 도로 밖으로 밀어붙이는 분들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자전거 타기 붐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데, 200대나 되는 자전거가 모두 지나갈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운전자분들이 많이 늘어났고, 국토순례 참가 청소년들을 격려해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대전은 창원의 '누비자'와 같은 공영자전거가 도입되어 운행 중이었고, 도시 여러 곳에 공영자전거 터미널이 생기고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전에서 '행정복합 도시' 세종시로 이어지는 중앙차로 자전거도로였습니다.
통행료를 받지 않을 뿐 사실상 고속도로와 다름이 없는 이 중앙 자전거도로는 정말 고속도로처럼 대전에서 세종시까지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왕복 8차선 도로의 한가운데에 대전시와 세종시를 왕복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져 있었고, 중간 중간에 안전하게 일반도로로 빠져나갈 수 있는 지하통로도 확보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 도로에는 지붕까지 만들어져 있었는데, 이 지붕은 눈, 비와 바람을 피하는 단순한 지붕이 아니라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우선 도로를 만들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세종 중앙차로 자전거도로,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