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신문 구독료 대납이 '3농 혁신사업'?

현재도 연 17억여 원 지원하는데 <임업신문>까지... 예산 낭비 논란

등록 2012.08.01 14:42수정 2012.08.01 14:42
0
원고료로 응원
 충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임업휴계자들에게 <한국임업신문> 구독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임업휴계자들에게 <한국임업신문> 구독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심규상

충남도가 3농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처음으로 도내 임업후계자들에게 임업신문 구독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일선 자치단체 및 시민단체에서는 <한국농어민신문>과 <농축유통신문> 구독료에 이어 임업신문 구독료 지원까지 보태지자 예산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6월 추경예산편성을 통해 도내 입업후계자 및 산주 등 약 1000여 명에게 지난 7월부터 <한국임업신문> 구독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간으로 발행되는 한국임업신문은 1부당 월 6000원으로, 올 6개월 구독료만 해도 총 3600만 원(도비 1080만 원, 시군비 2520만 원)이다.

충남도는 지난 6월 시군에 보낸 공문을 통해 '3농 혁신사업 일환으로 한국임업신문구독료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성립전 예산(용도가 지정돼 소요액 전액을 교부해야하는 목적사업비)을 편성해 임업후계자들에게 임업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시군에서는 도비 30%외에 나머지 70%에 해당하는 구독료 예산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한국농어민신문><농축유통신문> 이어 <임업신문> 구독료까지?

 충남도 및 도내 시군에서 농어민후계자 1만 2780명에게 배달되는 <한국농어민 신문> 구독료 지원비는 연간 10억 여원에 이른다.
충남도 및 도내 시군에서 농어민후계자 1만 2780명에게 배달되는 <한국농어민 신문> 구독료 지원비는 연간 10억 여원에 이른다.한국농어민신문 홈페이지 캡쳐화면
충남도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연초부터 산림주와 입업후계자들이 간담회 등을 통해 임업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신문구독료지원을 건의해 이를 반영하게 됐다"며 "임업신문의 경우 인터넷 사이트가 없어 신문구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신문의 구독료를 자치단체가 대납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관계자는 "임업신문 구독료를 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할 법적 근거도 없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도 아닌 만큼 필요하다면 산주나 임업후계자들에게 자비로 신문을 사 보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도는 임업신문 외에도 십수 년간 도내 농업경영인연합회 회원 전원(2012년 기준, 1만 2780부)에게 매년 <한국농어민신문> 구독료(1부당 6700원) 약 10억여 원(도비 약 3억 원, 시군비 7억 원)을 대납해주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사)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와 (사)한국농축산업유통연구원이 공동 출자, 설립했으며 후계 농업인들도 주주 자격으로 신문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신문구독료지원사업은 '농업경영안전 및 식품안전기본법 39조'에 따른 것이다.


또 도내 축산인에게는 <농축유통신문> 9735부(2012년 기준) 연 구독료(1부당 6000원) 약 7억 원(도비 약 2억여 원, 시군비 5억여 원)을 대납하고 있다. 농축유통신문은 당초 국내 종묘회사인 흥농종묘가 운영하다 1997년 이후 계열 분리됐다.

시민단체 매년 폐지 요구에도 오히려 늘어


 충남도와 시군에서 도내 축산인들에게 <농축유통신문> 구독료로 지원하는 예산은 매년 약 7억 원에 이른다.
충남도와 시군에서 도내 축산인들에게 <농축유통신문> 구독료로 지원하는 예산은 매년 약 7억 원에 이른다.<농축유통신문> 홈페이지 캡쳐화면
<농어민신문>과  <농축유통신문> 또한 구독자들이 신문대금을 내지 못할 만큼 어려운 처지가 아닌 데다 펴보지도 않고 버려지는 신문이 많아 신문보급 효과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언론단체 및 시민단체에서는 매년 두 신문은 삭감 및 폐지 대상 예산으로 지목돼 왔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기동 사무국장은 "도내 계도지 예산이 폐지된 반면 '농어민신문' 등은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위한 정보제공의 목적으로 여전히 살아남아 오히려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등의 보급 등으로 농촌정보화 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더 이상 예산 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든 신문 구독료지원 사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 #한국임업신문 #한국농어민신문 #농축유통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