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에 추사의 탁본을 근거로 새긴 '서불과지(차)' 석각
김종길
폭포 옆 바위에는 '서불과지'(徐市過之), 곧 '서불이 이곳을 지나가다'는 내용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해안에서 석각 글씨를 우연히 발견하여 탁본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글씨가 새겨진 장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의 글씨는 상주리 석각과 매우 흡사하며 추사의 탁본을 근거로 2000년대 초에 새긴 것이다. 2011년에 제주도에서는 이 석각 글씨를 찾으려 정방폭포의 암벽 270m 구간에 대한 정밀 3차원 조사를 계획했으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서귀포라는 지명도 원래 '서불이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서불(서복) 일행이 진시황 때 불로초를 찾아 나서 제주와 남해를 거쳐 일본으로 가는 와중에 이와 같은 흔적을 남긴 게 아닌가' 라고 추정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