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세원 기자] 한국전력공사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이사회는 그러나 이번 인상이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적정 시점에 추가 인상을 건의하기로 했다. 시기와 폭을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지만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이번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기저 발전기 정비에 따른 비용 문제, 연료비 연동제 실시 등 전기요금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의 개선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기저 발전기는 원자력이나 유연탄 등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다. 이들의 운행을 정지하면 한전은 LNG나 유류 발전기 등으로 생산된 비싼 전기를 사야 한다. 이 때문에 한전은 정비에 따른 원가 부담을 줄이는 대책을 원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유류나 가스 등 전기 원료의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반영하는 것인데 작년 7월 도입됐다. 그러나 정부의 지침에 따라 아직 연동분을 요금에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한전이 미수금 형태로 처리하고 있다.
한전은 이날 의결된 내용을 곧 지식경제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경부는 전기위원회를 열어 인상안을 심의·확정한다. 한전은 8월 하순에 전력 공급 위기가 예상되고 정부가 제시한 권고에 따라 인상안을 대폭 낮춘 만큼 이날 의결된 안이 거부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4월과 7월에 13.1%와 10.7% 인상안을 의결해 지경부에 제출했지만 모두 반려됐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인상률을 5% 미만으로 낮추라'고 서면 권고했다.
한전 이사회는 전임 김쌍수 사장이 소액주주로부터 `전기요금을 원가보다 싸게 책정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거액의 소송을 당하고 회사의 순손실이 작년에 3조5천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 부담이 커지자 요금 현실화에 나섰으나 인상을 억제하려는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정부가 반복해 인상안을 거부하자 결국 권고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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