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가루FRP 조선소 작업장 뒤편입니다. 설마 하얀가루가 밀가루는 아니겠지요?
황주찬
지난 6일 오전, 여수시청 기후환경과 공무원과 함께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마상포를 찾았습니다. 신우조선소 근처, 20여 세대가 사는 마을 바닷가 주민은 배를 만들면서 날아온 '유리섬유' 때문에 온몸이 가려워서 못살겠답니다. 또, 먼지와 냄새, 그리고 작업장 소음 때문에 괴롭답니다. 급기야 마을 주민은 펼침막을 내걸고, 조선소를 옮기라고 하고 있습니다.
신우조선소는 우두리 마상포에 있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있습니다. 일출이 참 아름답습니다. 사실 여수 바닷가는 어느 곳이나 한 폭의 그림입니다. 해양을 주제로 한 여수세계박람회가 마상포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바닷가에 있는 신우조선소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배를 만드는 소리가 요란하죠. 공장 바닥에는 곳곳에 하얀 가루가 쌓여 있습니다. 비산먼지를 막는 방진막은 오래돼서 너덜거립니다. 작업장 밖에는 정체 모를 흰 가루가 날려서 풀을 덮었습니다.
조선소에서는 유리섬유를 많이 사용합니다. 바람에 날려서 햇빛에 반사되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보기엔 아름답지만, 가루가 몸에 닿으면 콕콕 찔러댑니다. 또, 눈에 보이지도 않아서 더 고통스럽습니다.
"3년만 하고 그만 하겠다" 말한 지 벌써 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