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천장호를 가르지르는 출렁다리 교각에 세워진, 청양을 상징하는 빨간 고추와 구기자.
정도길
더운 날씨에도 입구 주차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간간히 내리는 빗줄기에 더러 우산을 받쳐 든 사람도 있지만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진입로를 따라 좌우측 숲 사이로 보여 지는 호수는 잔잔하다. 가뭄 탓인지 물도 제법 많이 빠진 상태. 입구에는 안내판이 몇 개 서 있다. 천장호는 1978년 건설하였으며, 출렁다리는 길이 207m, 폭 1.5m, 높이 24m로 국내 최장이며, 동양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라고 표시하고 있다.
천장호 출렁다리, 아이는 즐거움인데 어른은 긴장감으로다리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다리를 지탱하는 한쪽 기둥은 청양의 명물답게 빨간 고추 모양을 해 놓고, '세계에서 제일 큰 고추˙구기자'라고 적어 놓았다. 약간 긴장한 마음으로 다리에 발을 옮겨 놓아 보았다. 몇 걸음을 내딛자 역시 다리 이름값을 하듯, 출렁이기 시작한다.
바닥재는 나무로 잘 다듬어져 있고, 양쪽에는 안전을 위하여 어른 키 반 정도의 높이로 쇠줄을 설치해 놓았다. 줄을 잡고 한 걸음, 두 걸음, 내딛자 좌우 출렁임은 강도를 더해간다.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는 반면, 나이든 어른들은 얼굴에 긴장감과 공포감이 함께 묻어남 느낄 수 있다. 물이 많이 빠진 탓인지, 다리와 수면의 높이는 제법 높아 보이는데, 만수위가 되면 거의 물에 닿을 정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