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신문지 대책'? 중요한 게 빠져있다

'신문지'로 뒤덮인 뉴스·SNS...'쓴소리'도 나와

등록 2012.08.28 13:35수정 2012.08.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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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면 태풍 이름이 신문지인 줄 알겠네(07a******)."
"신문지에 의한, 신문지를 위한, 신문지의 태풍인건가?(chl***)"

28일 태풍 '볼라벤'이 제주도를 지나 서해안을 따라 중부지방으로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는 '젖은 신문지' 관련 글이 폭주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신문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태풍 신문지', 지속적으로 물보충 해줘야 효력"

a  트위터에 올라온 '젖은 신문지' 관련 글.

트위터에 올라온 '젖은 신문지' 관련 글. ⓒ 화면캡쳐


27일 소방방재청은 태풍에 대비한 국민행동요령을 발표하면서, '유리창에 테이프나 젖은 신문지를 붙이면 초속 45m의 강풍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 저지대 및 상습침수지역 주민 대피 ▲ 건물 입간판 및 위험시설물 주변 보행 및 접근금지 ▲ 아파트 등 고층건물 옥상, 지하실 및 하수도 맨홀 등 접근금지 ▲ 정전대비 비상대처준비 및 비상시 연락방법, 교통이용수단 확인 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방송3사 메인뉴스는 일제히 '젖은 신문지·테이핑 대책'을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테이프를 붙이면 유리가 강화되는 기능이 있어 깨지더라도 유리 파편에 의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조원철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내보냈고, 'SBS 8시 뉴스'는 기자가 '18층 고층' 자택에서 직접 '젖은 신문지 붙이는 법'을 보여줬다. 'KBS 뉴스9'는 관련 내용을 영상과 함께 리포팅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과 관련해 '볼멘소리'도 나왔다. 신문지가 금세 마르기 때문. 한 트위터 사용자는 "(태풍) 올려면 빨리오지...신문지 다 말랐네...졸리구만...테잎에 신문지까지...ㅜㅜ 분무기 잡고 잘 기세....ㅋ"라고 푸념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밤새 물 뿌려야 하는 거 아닐까. 마르지 않게. 기자들은 이거(신문지) 붙여보고 기사 쓴 건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한 트위터 사용자 (@V**)는 27일 "지금 젖은 신문지를 붙이는 건 아무 의미 없어요. 중요한 건 바람이 강하게 불 때 신문지가 흠뻑 젖어 있어야 한다는 거죠"라면서 "내일(28일) 그 시간에 집에 아무도 없다면 별 소용이 없죠"라고 조언했다. 


"참고로 요즘 유행하는 핫 아이템인, "태풍 신문지"는 "지.속.적"으로 수분을 보충해줘야 효력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sue**********)."

a  대형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로 북상중인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주민이 강풍으로 인한 유리창 파손을 막기 위해 신문지를 붙였다.

대형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로 북상중인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주민이 강풍으로 인한 유리창 파손을 막기 위해 신문지를 붙였다. ⓒ 권우성


이처럼 '젖은 신문지' 대책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쓴소리'도 나온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빠져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풍의 피해는 바람에 의한 전복사고도 있지만, 동반한 호우에 의해 발생하는 산사태와 급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따라서 대책도 그것에 맞춰 이루어져야 하며, 시민들의 역할보다 정부의 대비와 활동이 주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날(27일) 방송 3사 뉴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태풍의 강도에 대한 '경고'와 함께 태풍 피해 대처 요령, 피해상황 등에 집중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태풍 피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관련된 점검은 없었다.

염 총장은 이어 "시민들의 대비란 것도, 유리창 테이핑보다야 누전 피해 대비, 전복 수목 피해 대비, 침수방비, 위험 축대 대비 등이 훨씬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지 #볼라벤 #태풍 #염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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