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해남군 공무원들이 계곡면 신평마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마을은 태풍 볼라벤으로 28일 전기가 끊긴 뒤 식수난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은 비를 퍼부었고, 전기와 물을 끊었다. 30일 14호 태풍 덴빈이 통과한 전남 해남군 계곡면 신평마을은 전기가 끊긴 데다 당장 먹을 물마저 떨어졌다. 해남군은 이날 신평마을 주민에게 생수와 식수를 공급했다. 또 전날부터 구입한 생수 4100만 원어치를 상수도가 나오지 않는 지역에 전달했다. 생활용수는 살수차와 소방차의 지원으로 공급하고 있다.
인명피해도 늘어났다. 30일 오후 2시 30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에 사는 서아무개(70)씨는 자신의 집에 들어온 물을 빼려다 통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부산에서는 진구 개금1동 새마을금고 앞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길 가던 이아무개(46)씨 등 2명이 다쳤다. 이씨 등은 다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 맞은편 빌딩에 있던 가로 6m, 세로 3m, 두께 10cm인 대형 패널이 강풍에 휩쓸려 날아와 가로등을 들이받았기 때문이었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창포리에서는 덴빈이 몰고 온 폭우로 집집마다 물이 차 시골마을 노인 50여명이 집 안에 갇히는 아찔한 사태가 벌어졌다. 다행히 창포리 이장 박창원(57)씨와 진도군 지역개발과 박정현(48, 행정 6급)씨가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직접 업고 대피시켜 모두 무사했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 미르는 30일 오후 3시 30분쯤 자신의 트위터(@BangMir)에 "태풍이 배고팠는지 저희 집 사과나무를 통째로 뽑아갔다"는 글을 남겼다. 그의 가족은 전남 장성군에서 과수원을 운영 중이라고 알려졌다. 태풍 볼라벤에 이어 덴빈까지 할퀴고 간 전남지역은 농작물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6시 현재 전남 목포와 무안, 진도, 신안에서 주택 44동이 물에 잠겼고, 이재민 46세대 66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3세대 49명은 인근 초등학교나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4신 : 30일 오후 4시 50분]태풍 덴빈의 중심이 내륙 깊숙이 자리 잡으며 한반도 남쪽 대부분이 구름에 뒤덮였다.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명사고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태풍은 전남 구례지역을 지나 전북 전주 동쪽 80km지점(대구 서남쪽 8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중심기압은 994hPa로 상당히 약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비구름을 몰고 전국에 비를 뿌리고 있다. 태풍은 오후 9시경 경북 안동을 지나 31일 오전 3시경 강원도 동해 동북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이미 목포가 집중호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고 지리산 인근 지역들에도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남과 전북 등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고, 광주와 충남 일대에도 산사태 주의보가 떨어졌다. 오후 3시 현재 진도가 244mm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정읍 205mm, 영광 182mm의 큰 비가 내렸다. 앞으로도 경상도와 강원도 일대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폭우로 인해 일부지역에는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영산강 선암지점에 홍수경보가 동진강 신태안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남강댐, 주암댐, 나주댐, 팔당댐 등도 방류를 시작해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 한강의 잠수교는 아직까지 통행이 가능한 상태나 수위가 조금 더 높아지면 통제될 가능성이 높다.
폭우가 내린 지역에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 목포에 12세대 15명, 무안에 1세대 3명, 진도에 25세대 30명이 피해를 입고 인근 초등학교나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이번 비로 주택 1동이 전파되고 36개 동이 침수됐다.
[3신 보강 : 30일 오후 3시 30분]덴빈 경로 바뀌어...경기남부와 전북, 충청남·북도 시간당 30mm폭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