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선진통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명수(충남 아산) 의원.
유성호
이명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11 총선 이후 충청과 아산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고, 충청의 발전과 더욱 성실한 의정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오랜 고뇌 끝에 탈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충청 정서와 정책, 이념면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해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진정한 충청인의 권익을 위해 충청발 통합·상생의 대한민국을 향한 원칙", "지역균형발전과 동반성장의 원칙",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는 패러다임으로 정치 쇄신"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유한식 세종시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정치적 이유가 아니고 오직 세종시 정상 건설의 기틀을 다지고자 하는 일념에 의한 결심"이라고 밝혔다. "세종특별자치시 관련법 개정과 예산 확보 및 투자유치 등 산적한 과제를 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정치적 지원이 절실했고, 대선을 앞둔 이 시점을 놓친다면 세종시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기감에 휩싸인 '4석 선진당'... 충청발 정계 개편 신호탄? 선진당은 이날 정치적 상징 지역 중 하나인 세종특별시장을 잃었고, 5석에 불과한 국회 의석마저 4석으로 축소됐다. 당의 존립 기반과 명분, 결집력 등을 소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먼저 당 운영을 위한 재정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선진당은 정치자금법 제27조에 따라 교섭단체, 의석수 5석 이상~20석 미만 정당 등에 분기별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5석 선진당'은 지난 3분기에 통합진보당과 같은 4억 500여만 원을 지급받았지만, '4석 선진당'은 이마저도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선진당은 당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직접 겨냥해 거세게 반발했다. 이원복 대변인은 "남의 당 의원과 단체장 빼내가기가 박근혜식 국민통합 정치냐"며 "거대 여당과 정신력밖에 남지 않은 선진당이 길바닥에서 한바탕 붙으면 누가 손해일 것 같은가"라고 성토했다. 그는 "박 후보에게 득인지, 독인지 정말 잘 헤아려 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이명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만난 기자들에게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협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선진당에서는 이들의 탈당이 대전·충청권의 정계 개편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과 유한식 시장이 끝내 탈당을 결행함으로써 또 다른 충청권 기초단체장과 시·도의원들도 이들을 따라 새누리당으로 옮겨가는 도미노 탈당 가능성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미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 측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변수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충청권을 텃밭으로 자임하고 있는 선진당은 이미 이 지역에서조차 존립 가치와 정체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4·11 총선패배 이후 이같은 위기 분위기가 심화됐다.
실제 최근 대전일보가 대전·충남북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충청권 여론조사'에서 선진당의 정당 지지도는 통합진보당(3.2%)보다도 낮은 1.6%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이 52.2%로 1위를 기록했으며, 23.8%를 기록한 민주통합당이 뒤를 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명수 의원의 탈당 배경을 이인제 대표에게서 찾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과 연대를 시사하면서 독자 대선 후보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이 대표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의 구심점이 될 대선 주자가 없다 보니 의원·단체장들이 각자 성향에 따라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당이 공중 분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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