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에 전어를 얹었습니다.
임현철
메뉴는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였습니다. 전어회·회무침, 완전 전어판이었습니다. 먼저 전어회가 나왔습니다. 이곳 '회'는 가늘게 썰어, 굵게 썬 회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들에게 딱입니다. 얇게 썬 전어회 위에는 검은 깨가 얹어졌습니다.
상추, 고추 등 야채가 양쪽으로 나왔습니다. 태풍 등으로 인해 금값이라는 야채와 전어에 쌈장을 얹어 한입 쌌습니다. 이게 전어 맛인지, 쌈장 맛인지, 쌈장 맛인지 모를 정도로 어울렸습니다. 전어 씹히는 질감이 부드러워, 부담 없었습니다.
전어회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김헌 씨가 짠 나타났습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김헌 씨는 언제 봐도 멋있게 나이 드신 50 중반의 중년 신사였습니다. 그래 설까, 신씨는 닭살 애교를 펑펑 쏘아댔습니다.
"여봉~, 이거 먹어엉~""너무 맛있다."으이그, 정말~^^. 밉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이렇게 애정을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건 특권 중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신씨는 저에게 "전어 상추에 싸 아내에게 줘"라고 권하기까지 했습니다. 평소에 간혹 하는 편이지만 권하니까, 괜히 손가락이 오글거리더군요. "됐어요"하고 말았습니다.
"전어, 당신도 조금 드세요. 너무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