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결 없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공염불"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 국회 대정부질의서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

등록 2012.09.10 21:26수정 2012.09.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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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낮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심상정 의원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와 살인적인 진압 그리고 22명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상을 상영하고 있는 가운데, 김황식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10일 낮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심상정 의원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와 살인적인 진압 그리고 22명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상을 상영하고 있는 가운데, 김황식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권우성

"국가는 반드시 이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져서 무너진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줘야 합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와 경찰 폭력진압 문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영했다. 심 의원은 10일 열린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를 제기하며 새누리당 측에 쌍용자동차특별위원회 구성에 찬성할 것을 촉구했다.

"쌍용차 사태, 정부 대책 들어본 바 없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는 지난 2009년 사측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노동자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77일간 파업투쟁을 벌였고 이중 2026명은 여전히 실직 상태다. 그사이 22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들이 스트레스성 외상 증후군과 우울증 등으로 자살했다.

심 의원은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를 불러 "22명의 노동자들이 유서도 남기지 않고 죽어간 쌍용차 사태에 대해 정부는 왜 침묵하고 있냐"고 물으며 질의를 시작했다. 심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의 대책을 한 번도 들어본 바가 없다"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정도 노동자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국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심 의원은 질의 도중 쌍용차 사태를 겪은 해고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박사의 증언이 담긴 동영상을 상영했다. 이어 왜 국가가 쌍용자동차 사태에 주목해야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심 의원은 "쌍용자동차가 1998년 대우그룹으로 팔려갈 때부터 2011년 마힌드라에 매각되기까지 여섯 번 주인이 바뀌었다"면서 "그 과정을 정부가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04년에 1조2000억 원 상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던 쌍용차를 중국의 상하이자동차에 12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정치권, 상복 입은 노동자들에게 다시 작업복 입힐 책임 있어"


 10일 낮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를 방청하던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심상정 의원이 김황식 총리에게 질의하던 도중 상영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와 살인적인 진압 그리고 22명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10일 낮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를 방청하던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심상정 의원이 김황식 총리에게 질의하던 도중 상영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와 살인적인 진압 그리고 22명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권우성

헐값 매각은 '먹튀'로 이어졌다. 심 의원은 "상하이 자동차는 회계조작을 통해 부채비율을 3배, 당기순손실을 7배로 부풀려 3000여 명의 노동자를 쫓아냈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금융감독원이 공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부당한 정리해고를 정부가 묵인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과잉진압 논란을 낳았던 경찰의 2009년 쌍용차 파업 폭력진압도 지적했다. 그는 "국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다목적 발사기와 테이저건을 노동자에게 겨누는 등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당시 현장에 있었다"면서 "MB 정권이 평소 갖고 있던 노동자에 대한 적개심이 아니었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마지막으로 정리해고자 복직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현재 쌍용자동차는 2009년에 비해 3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노동자들을 해고했지만 경영 상황이 다시 호전됐으니 고용을 재개해야 한다는 게 심 의원의 논리다. 그는 "상복을 입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작업복을 입혀야 할 책임이 정치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에게 쌍용자동차특별위원회 구성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반대로 특별위원회 구성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통은 새누리당 집권 5년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이 책임을 외면하고서는 노동권도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내 꿈이 실현되는 나라'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쌍용자동차 #박근혜 #MB정권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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