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용광로 사망사고, 관리 부실이 부른 참사?

회사 측 침묵 일관... 경찰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조사"

등록 2012.09.12 16:10수정 2012.09.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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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읍시 북면 3공단에 위치한 캐스코(주) 공장은 현재 굳게 잠겨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
정읍시 북면 3공단에 위치한 캐스코(주) 공장은 현재 굳게 잠겨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문주현

지난 10일 전북 정읍에 위치한 LS그룹 계열사 'CASCO(캐스코)' 공장에서 '래들'(용광로 쇳물 운반 기계)이 뒤집혀 20대 노동자 두 명이 끓는 쇳물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2일째인 11일 현재까지 회사가 입을 닫고 있어 사고원인 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현장 조사에 나선 경찰과 노동부도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들은 11일 현장을 방문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수사 결과를 발표하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는 소식을 듣고 애만 태우고 있다.

캐스코는 용광로 참사가 벌어진 지 2일 째인 11일 저녁까지 사건 현장에 대해 경찰과 노동부 등 관계기관을 제외하고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11일에도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아 공장 내 출입을 요청했지만, 캐스코 측은 거절했다. 현재 캐스코 관리이사의 전화는 착신금지가 되어 있으며, 캐스코 홈페이지 역시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사측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창구는 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래들의 고장, 사측의 작업장 내 안전관리 소홀이 사고원인이라는 지적이 유족들과 동료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유족들과 동료 노동자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래들은 캐스코가 최근에 도입한 신형으로 사용하기 전에 시험 운영을 하지 않았다. '래들'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당시 처음으로 쇳물을 싣고 작동하다 사고가 났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것.

현장 확인한 유족들 "안전통로조차 제대로 없었다" 

이어 11일 국과수 수사관들과 함께 사고현장을 확인한 유족들은 "사고를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다. (사고현장에) 안전통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기계결함과 사측의 안전관리 소홀함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 산업안전분야 근로감독관은 "래들의 고장과 작업장 내 안전관리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어 경찰이 이 부분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읍경찰서도 공장관계자를 불러  작업반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난 사실을 확인해 이 부분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 이장우 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하다 작업장 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사업주에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사망으로 충격이 상당한 유가족들에게 노동부와 경찰 역시 조사 상황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읍경찰서는 참사로 희생된 노동자들이 일요일 특근을 비롯해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다 사고를 당한 점에 근거해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용광로 산재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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