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배 양쪽에다 묶어 끌고 다니면서 삼치를 잡는 전통방식의 삼치잡이 어선의 모습
심명남
지난 9일 새벽에 삼치낚시를 떠났다. 태풍이 지난 후 아수라장이 되었던 여수밤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하다. 수일째 비가 내리더니 이젠 아침저녁 기온이 제법 차갑다. 여수에서 배를 타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물살이 세기로 소문난 신강수도(新江水道)다.
섬사람들은 이곳을 일명 '신갱이도'라고 부른다. 신강수도는 여수시 남면 안도리와 연도리 사이의 좁은 뱃길을 말한다. 이곳은 물살이 빠르고 수중에 암초가 잘 발달돼 있어, 많은 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주 어종으로 감성돔, 참돔, 볼락, 열기, 능성어, 농어, 갈치, 삼치 등등 많은 물고기가 철 따라 회유하는 탓에 낚시꾼에게는 천혜의 포인트로 각광받는 곳이다.
여수에서 출발한 배는 이윽고 연도 앞바다에 도착했다. 삼치 잡이가 시작된 곳은 신강수도에서 작도 사이다. 그런데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비는 어느새 폭우로 변하더니 또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우리는 일회용 우의를 걸치고 삼치낚시가 시작되었다.
삼치 채비는 납을 챈 와이어가 원줄이다. 여기에다 중간 중간 쎄미줄이 달린 낚시가 전부인데 기호에 따라 낚시의 개수를 조절할 수 있다. 10개 정도 낚시를 달았다. 선상 삼치낚시는 삼치낚시를 바다에 던지고 rpm 1500정도의 속력으로 배를 끌고 다닌다. 그러면 낚시가 팽글팽글 돌아 마치 살아 있는 미끼가 도망가는 것처럼 보인다. 바닷속에서 이것을 본 여러 마리의 삼치는 냅다 달려와 덥석 낚아챈다. 이때 여지없이 걸려들고 마는 삼치. 원줄을 통해 툭툭 거리는 신호를 받아서 끌어올리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