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태평양물산에서 열린 일자리창출 각계대표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우성
"일자리 혁명을 만드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첫 일성이다. 17일 문 후보는 당의 대선 후보로서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구로 디지털단지를 찾았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다짐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함이다.
각계 경제 단체 대표들과 '일자리 간담회'를 연 문 후보는 "중소기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리해고 조건을 엄격히 해 좋은 일자리를 지키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고,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해 일자리를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먼저'인 사회를 위해 문 후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는 사회적 대타협이다. 좋은 일자리를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양보하고 타협하여 고통분담을 하면, 정부가 최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일자리를 만드는 게 정부만 주도해서 독려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기업-노동자 측이 함께 협력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일자리 확충을 하려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다, 노동계도 하고 싶은 것을 다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자리만 늘려 달라고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일자리 창출에 따른 기업의 부담에 발맞춰 노동계가 일정 부분 고통분담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다.
문 후보는 노동계의 고통분담 예로 "정년이 연장되면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여주고, 일자리 나누기를 할 때 신규 임금 인상이라도 자제를 해주는 것"을 들었다. 문 후보는 "노사정민까지 포함하는 주체들이 모여서 사회적 대타협, 협약까지 체결하는 단계까지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타협, 3주체 중 하나로 '노동계'의 자리 매김 선행이 필수 그러나 문 후보의 '사회적 대타협'은 잘못 끼워진 첫 단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계의 고통분담은 통상적으로 '대기업 정규직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누려 비정규직이 희생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고통분담이라는 표현이 노동계한테는 거슬리거나 납득되지 않은 표현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대기업 정규직이 일자리를 잃는다 해도 사회적 안정망이 갖춰져 일자리 이동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며 "그때야 양보 내지 고통분담을 얘기할 수 있다, 그런 전제조건을 거론하지 않고 '고통분담'부터 얘기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논리로 풀어왔던 이명박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교수는 "문 후보가 노동, 일자리 문제 해결의 첫 단추를 잘못 푼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노사정 대타협론'은 참여정부 때도 시도된 바 있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가 노사정 타협에 민주노총을 끌어들이려 했지만 삐끗했었다"며 "노동계가 참여하게끔 여건을 같이 강구해야지 '무조건 와라'라고 접근하면 성사될 수 없는 방안"이라고 충고했다.
노동계 "사회적 대타협? 벼랑 끝에서 끌어올려 놓고 난 후에나 할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