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콜트악기 노동자들과 콜텍 지회 노동자들이 대법원의 판결에 실망하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한편, 방 지회장은 입사 20년 차가 됐던 2007년 정리해고 직전에 받았던 월급이 100만 원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상여금을 포함해도 150만 원 수준이었다고. 방 지회장은 "10~15년 다닌 사람 임금이 140만 원이면 인건비가 많이 드는 것인가"라며 "법원에서 재판받을 때는 사측이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며 월급봉투를 증거자료로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기 순익이 100억 원이 넘는 회사에서 입사 15년 차 노동자가 연 18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고, 심지어 여성 노동자는 그보다 더 적은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2000일간의 생계문제도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고난이었다고 한다. 방 지회장은 "아내가 간병인 일을 해서 살았다"며 "뭐가 잘나서 그렇게 투쟁하느냐고 잔소리를 하다가도 직접 일을 해보니 노동자들의 아픔이나 억울한 심정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용기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방 지회장을 비롯한 다른 노동자들 역시 아르바이트를 종종 하면서 농성 중에 생계를 꾸려나갔다고 한다.
새로운 사람에게 매각된 부평의 공장에 대해서 방 지회장은 "공장 건물 매매 행위가 위장 매매일 수 있다"며 새로운 매수자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방 지회장의 말에 따르면, 매매계약서나 발주자를 보면 정당한 계약이 아니라 이면계약으로 의심되는데, 새로운 건물주에 대한 신용보증을 콜트사의 사장이 했거나 최근 건물 철거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법원에서 재발주 처분을 내리자 재발 주자가 콜트사로 돼 있는 등 수상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는 방 지회장은 "요구 사항은 '원직복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행"이라며 "사측은 정리해고 절차에 대한 교섭만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노사협상이 성사될 수가 없는 상황. 심지어 아직까지 정치권의 제대로 된 중재노력 역시 없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방 지회장은 "박영호 콜트 대표이사는 '파업이 기업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그랬다면 그가 은행 빚도 없는 자산 1200억 원대의 한국 120위 부자가 될 수 있었겠느냐"며 "박 대표이사가 거짓논리로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 지회장은 "(이대로 있으면) 다른 악랄한 악덕 자본가들도 이 같은 절차를 밟아 정리해고로 가정을 파괴할 것"이라며 "우리가 투쟁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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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부자 아래서 15년 일했는데... 연봉은 18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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