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새누리당 전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ㆍ11 총선 직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한 것과 관련해 "큰 선거를 앞두고 홍사덕 위치가 결코 간단치가 아니한데 이런 일을 만들어내는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성호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고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은 측근 비리 엄단과 부패 척결을 외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이미지에도 타격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젊은 캠프'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전 의원은 사실상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윈회에서 어떤 역할도 맡을 수 없게 됐다. 홍 전 의원 스스로도 "수사가 마무리되어 무고함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선대위에서 아무런 역할을 맡을 수 없다는 사실보다, 홍 전 의원이 비리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상황 자체가 박근혜 후보에겐 악재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이어 이번 경선에서도 박 후보의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친박근혜계 핵심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경선 기간 내내 대통령 측근·친인척비리 척결을 다짐해왔고, 경선 승리 뒤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부패와 비리에 어느 누가 연루돼 있다고 해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과감히 털고 가겠다", "진정한 개혁은 나로부터,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선 선대위원장을 두 번이나 맡은 홍 전 의원에게서 비리 혐의가 포착된 것은 그동안 박 후보가 외쳐온 측근비리 척결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은 이번에만 그치지 않고 몇 차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홍 전 의원이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이 TV와 신문에 보도될 것이 뻔하고, 으레 그렇듯 검찰이 홍 전 의원의 피의사실을 언급한 게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박 후보에게는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홍 전 의원에 대해 "친박 진영에서 그만한 정치 경험을 가진 분도 드물고, 2007년 경선 때부터 이번 경선까지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서 캠프의 어른으로 역할해왔다"면서 "모든 것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야겠지만, 현재로선 캠프의 어른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상징적인 타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이 대선 캠프에 없다고 해서 캠프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 고위 당직자는 일각에서 홍 전 의원을 '박근혜 캠프 좌장'으로 칭하고 있는데 대해 "박근혜 후보가 누구에게 좌장을 맡긴 적도 없고, 홍 의원이 실질적인 역할을 해온 것도 아니다"라면서 "홍 전 의원 한 사람이 더 이상 역할을 못하는 것이지, 캠프 내에 어떤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인폄훼' '유신옹호' 등 실수해왔다... '젊은 캠프' 가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