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상가가 태풍으로 인해 정전이 되자 학원에서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조정훈
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후 대구 서구 중리동의 한 아파트 상가의 지하 기계실에 물이 차면서 정전이 되었지만 시공사와 관리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복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후 중리동 롯데캐슬 아파트 상가 기계실에 물이 차면서 변압기 1대가 폭발하고 1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나 상가 전체가 정전이 됐다. 이 사실은 18일 새벽에야 주민들의 신고로 알려졌다.
서구소방서 이현119안전센터는 18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현재까지 13시간째 소방차와 양수기 4대를 동원해 물을 빼고 있으나 물은 계속 유입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물이 유입되는 원인으로 배수펌프가 고장이 나 콘크리트 벽면으로 물이 새어들어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상가 상인들은 이날 하루종일 영업을 하지 못했다. 식육점을 운영하는 김혜정씨는 "추석을 앞두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를 많이 들여왔는데 하나도 팔지 못했다"며 "시공사가 하자보수 기간이 지났다며 나몰라라 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상가 2층에서 수학학원을 하고 있는 김한서(32)씨는 "낮에는 촛불을 켜고 수업을 했는데 밤에는 전혀 수업을 할 수 없다"며 "중학교 시험기간인데 수업보강을 해주지 못해 학생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수학원 원장 장재임씨도 "수업을 하지 못해 안타까운데 시공사 직원들은 뒷짐 지고 지켜보고만 있었다"며 "시공사 직원들과 상가관리회사 직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한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시공사-관리업체 직원 '멱살잡이'도... 상인들 "밤새우더라도 복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