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갈등이 없다> 표지
아름다운 인연
이우상 지음, 김석윤 자문, 아름다운 인연 출판의 <숲에는 갈등이 없다>에는 만고풍상을 알몸으로 드러내고 있는 고사목을 위시한 여러 나무, 호박꽃, 능소화 갖은 온갖 꽃, 콩이나 감자 같은 식재료 식물, 담쟁이 덩굴이나 억새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거나 찾을 수 있는 식물들에 관한 지식이며 이야깃거리입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자라는 새싹들을 함부로 규정하지 말라. 떡잎에서 운명이 결정된다면 세상은 살맛 안 난다. 운명론, 환경 결정론 등 얄궂은 이론들이 많지만 인간의 삶은 미지未知다. 길 없는 길을 헤쳐 나가는 것이요 문 없는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무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어린싹의 미래를 함부로 규정했다가는 큰코다친다. 대놓고 그 아이의 열등함을 비난했다면 앙심을 심어 주고 마음속으로 그를 시답잖게 여겼다면 씻기지 않는 회한이 된다. -<숲에는 갈등이 없다> 147쪽-
학교별로 등급을 매기는 서열화,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를 하는 평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겨야만 생존할 수 있는 무한경쟁을 강조하는 무례한 교육, 공부를 못하고 약간 비뚤어진 모습을 보이면 일찌감치 노란 떡잎으로 취급하는 몰염치한 교육현장에 대한 질타를 저자는 떡잎에 실어 이야기합니다.
여고 교사였던 저자가 고백을 하듯이 소개하고 있는 영희는 코 질질 흘리던 아이, 노란 떡잎 취급을 받던 여고생이었지만 빨간 유니폼에 태극무늬 머플러를 두른 승무원 모습으로 나타나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편견이 횡횡하는 사회를 경책하며 교육의 위대함을 강조합니다.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 이야기 서울 한복판, 심산계곡, 한적한 시골마을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게 <숲에는 갈등이 없다>에서 담고 있는 나무고 꽃이고 덩굴입니다. 그동안 무심하게, 겉으로 드러난 모습, 얄팍한 생물학적 지식만으로 봐왔던 나무와 꽃, 덩굴에서 느끼던 것들이 패스트푸드 같은 아름다움이며 입발림 같은 예찬이라면 <숲에는 갈등이 없다>를 통해서 알게 되고 배우게 되는 나무와 꽃, 덩굴 등에는 전설처럼 깊고 철학만큼이나 광대한 지식이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