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안철수 등판에 문재인·박근혜 반응은?

여의도 정가 들썩들썩... 대선주자 3자 회동 제안엔 '신중모드'

등록 2012.09.19 18:52수정 2012.09.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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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유력 대선주자로 줄곧 거론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의도가 들썩이고 있다.

안 원장의 '단일화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대선출마에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문 후보의 환영 메시지를 대신 전했다. 진 대변인에 따르면, 문 후보는 "안 원장의 출마가 국민들이 염원하는 정당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존 정치와 다른, 좋은 경쟁·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 후보는 "안 원장이 말하는 새로운 변화는 새누리당의 집권연장을 막고 정권교체를 해내야 가능한 일이란 걸 강조하고 싶다"며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안 원장이 '야권 대선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였다.

'단일화 경쟁자' 문재인 "새누리당 집권연장 막아야 새 변화 시작"

앞서 안 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현 집권세력의 집권을 반대한다는 입장은 유효한가"란 질문에 "이제는 더 이상 한 정당,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결국 모든 대선 후보들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말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 후보를 향해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제안했다.

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선후보 3자 회동은)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할 수 있는 얘기로 본다"며 "출마선언 바로 다음 날 만나자고 한 건 갑작스럽지만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안 원장을 지지하는 세력과 힘을 합쳐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여러 번 강조해왔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도 얘기해왔기 때문에 (회동은) 저희도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정치권의 혁신'과 '국민의 동의'를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선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의 쇄신 요구를 대표해 전달했다고 생각했다"며 "단일화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이어, "제대로 쇄신을 통해 거듭난 경륜의 힘은 대단하지 않겠나"라며 "민주당 128명 의원의 힘을 (쇄신을 통해)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a  16일 서울지역 순회경선에서 누적특표율 과반을 획득하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16일 서울지역 순회경선에서 누적특표율 과반을 획득하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다른 민주당 인사들도 트위터 등을 통해 안 원장의 대선출마에 환영의사를 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원장, 대선출마 선언! 이제 안철수 후보·문재인 후보와 협력적 경쟁관계가 될 것으로 예측"이라며 안 원장과 민주당의 '동반자 관계'를 기대했다.

이석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안 원장 시대인식에 깊은 감명"이라며 "단일화 확답 없다고 서운할 일 아님"이라고 글을 남겼다. 그는 "출마선언 하는 자리서 단일화 얘기한다면 그 자체가 모순"이라며 "국민을 실망 안 시키겠단 말로 충분, 관건은 민주당의 혁신이죠"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에 "문재인-안철수, 국민들께 문안인사 잘 들이면 청와대 문 안으로 들여보내줄 겁니다, 박근혜 빼고"라며 안 원장의 본선 등판을 환영했다.

태풍 피해지역 간 박근혜 "안철수 출마? 여기서 정치 얘기만 하는 건 너무해"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날 경남 사천의 태풍 피해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안 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몇 시에"라고 반문한 뒤, "지금 내용도 모르고, 여기 와서 정치 얘기만 하고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하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의 '회동 제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 이후 안 원장의 '대선주자 3자 회동' 제안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안 원장이 인혁당(인민혁명당)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전향적인 입장 발표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대변인이 코멘트할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이 정치쇄신을 원한다는 안 원장의 인식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인식과 같다"며 "박 후보가 누누이 강조한 대로 (안 원장도) 네거티브가 아닌 선의의 정책경쟁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원장이)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를 하지 말자고 하는데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촉구하는 것이 그것"이라며 "민주당의 잘못된 풍토를 바꾸기 위해 안 원장이 새누리당과 공동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안 원장이 독자노선을 유지할 것인가 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정치공학적 억측이 나와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것은 정치쇄신이 아니다, 정치퇴행적 현상이 없도록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제3후보' 지지 선언한 선진당 "현 정치체제 타파하려는 노력에 동참할 것"

한편, 다른 정당들도 각각 논평을 내고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반겼다. 특히, 선진통일당은 "제3후보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안 원장의 출마선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안 원장의 '독자노선'을 희망하기도 했다.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는 지난 18일 대전 핵심당원 연수 특강에서 "선진당 자체적으로 대선후보를 내는 게 최선이지만 차선으로 양대 패권세력에 반대하는 제3후보를 지지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안 원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원복 대변인은 "그동안 여러 형태의 마음고생이 있었을 터인데, 그 모든 것을 다 떨쳐 내고 이 땅의 정치혁명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받들겠다고 결심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당은 현 정치체제의 타파를 위해 '제3세력'을 모으고자 하는 모든 노력에 동참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융합의 정치, 덧셈의 정치, 국민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안 원장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는 학자의 시선이 아닌 노동자, 농민, 서민의 구체적 삶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며 "정치인 안철수로서 이명박 정부 5년 간의 고통과 갈증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박근혜 #문재인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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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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