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장의 철학이 엿보이는 크로켓 속, 길거리 음식의 편견을 사라지게 한다.
김종성
젊은 사람도, 어르신들도 다들 좋아하는 도넛과 크로켓의 맛은 주인장의 오랜 경력에서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가게 안쪽 나무 기둥 한 귀퉁이에 붙어있는 작은 디지털 타이머에 눈길이 갔다. 7가지의 메뉴별로 튀겨내는 온도가 다르니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온도에 타이머를 맞춰 그 시간을 엄수한단다. 오랜 경력에 과학적인 노력이 들어갔기에 명불허전의 맛이 나온 듯하다.
이 가게를 가장 많이 찾아오는 손님은 여성들이다. 10대 청소년에서 할머니까지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이 가게 음식들의 매력은 아무 메뉴나 하나만 먹어보면 금방 알게 된다. 내용물이 꽉 차있으면서도 바삭바삭한 식감,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고 담백해 질리지 않는 맛이 인기의 비결이다.
취향에 따라 먹거리를 사서 봉지에 넣고 계산을 하는 모든 과정이 셀프로 이뤄지는 '자율계산제'도 이채롭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이 가게를 소개한 내 친구는 이를 두고 '빌리브 유 시스템(Believe You System)'이라고 칭했다. 사실 도넛을 만들면서 돈을 주고받으면 위생상 좋지 않아 주인아저씨가 그렇게 한 것이란다.
한편, 여타 가게와는 다른 결제 시스템이 있다. 이 가게에는 하도 사가는 사람이 많아 기다리던 사람이 먹거리를 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1인당 5000원어치 이상은 구매하지 못하는 게 바로 그것. 손님들에 대한 주인아저씨의 배려와 이 가게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저렴한 가격서부터 자율계산제, 그리고 변함없는 맛까지... 손님들을 생각하는 주인아저씨의 세심한 배려와 장사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질 수밖에. 역시 자신만의 장점과 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하면 세상은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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