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투표율이 무려 94.8%이고, 우리나라는 56.9%이다. 물론 호주는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기 때문에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 투표율이 낮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뉴스데스크
<헤럴드경제>는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 1600만 명 중 자발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노동자는 약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26일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도 지난 총선 당시 민주노총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표율이 평균투표율 대비 15~20%가 낮았고, 비자발적 기권자 중 85% 가량이 투표시간을 지킬 수 없는 근무형태나 고용주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유권자만 탓할 수 없다는 말이다.
유엔 산하 민주주의 선거 지원기구가 집계한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OECD 회원국 투표율을 보면 낯부끄럽다. 지난 4월 10일 MBC <뉴스데스크>가 OECD '평균투표율' 70% 이상... '다양한 노력' 제목 기사에 보도한 내용을 보면 투표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 94.8, 룩셈부르크 91.7%, 벨기에 91.4%, 독일 78.4%, 프랑스 71.1% 등이다. 우리나라는 56.9%로 OECD 30개 회원국 중 26위였다.
그럼 부끄러운 투표율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아니다. 높여야 한다.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투표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투표시간 연장이다. 국회에서도 투표시간 연장이 논의되었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다. 결국 법조계와 누리꾼 그리고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다시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투표시간 연장, 새누리당은 '싫어요 싫어요'... 유권자가 나섰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5일 투표마감 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한 현행법(공직선거법 155조1항)이 국민의 투표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으며 공개모집을 통해 선착순 50명으로 청구인단을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 오후 4시까지 민변 홈페이지(
http://minbyun.org)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청구인단에 들 수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도 10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http://durl.me/3eqex9)
그리고 지난 26일 이인영,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과 참여연대, 민주노총, 청년유니온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권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 청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입법발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말하는 투표시간 연장 반대 이유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은 지난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시간을 연장할 때 비용이 얼마나 드나, 선관위 관련자들에게 추계를 해 보니까. 추가로 한 100억이 든다"며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동시선거는 공휴일이다. 그러면 12시간을 투표하는데 12시간 내에 투표장에 가서 투표할 10분의 시간이 없다는 것이 그렇게 납득이 잘 되지 않다"며 유권자들을 탓했다. 하지만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약 600만 명의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투표용지 5장과 1장, 개표 시간이 같다고?특히 그는 "개표 관리하는 것도 지방선거 때는 평균 한 10시간 걸렸다,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한 6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이렇게 되면 개표관리 종사가 두드러지게 기피현상을 나타내고 또 개표 자체가 늘어지게 된다"며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는 설득력이 없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기초의회, 교육위원 등을 뽑는다. 총선도 마찬가지다. 각 지역구별로 후보자가 다르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만 뽑는다. 지방선거에 개표 시간과 대통령 선거 개표 시간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중앙선관위도 비슷하게 손재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기획관이 "투표시간을 연장할 경우 예산문제도 있지만, 국민들이 밤새 개표를 지켜보는 사회적인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며 투표연장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럼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며 '투표용지에 찍기만 하세요'라는 선거 홍보는 왜 하는지 궁금하다. 돈과 시간이 더 들어도 투표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선관위가 할 일인데도 "국민들 밤새 개표를 지켜본다"는 걱정은 선관위 관계자가 할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