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주위 풍경, 성곽과 같은 돌이 정상에 줄지어 있다.
이강진
커다란 돌산들이 햇빛에 반사되는 모습을 사진에 담은 후 근처에 있는 캠핑장으로 향한다. 주립 공원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공동 화장실 하나와 식탁 하나가 전부다. 샤워실이 없는 것은 물론 식수도 캠핑장 관리인에게 가야 얻을 수 있다. 깊은 숲 속에서 맞는 아침은 상쾌하다. 신선한 공기를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며 마음껏 들이마신다. 도시에서 맞는 아침과 비교할 수 없다. 자연은 삶의 보금자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가는 길이 보기 드문 풍경이다. 도로 주위에 있는 산은 성곽을 쌓아 놓은 것처럼 바위가 줄지어 있다. 운전할 필요가 없는 나는 차창 밖으로 시선을 올려 도로 주변에 펼쳐지는 특이한 모양의 산을 보기에 바쁘다.
얼마를 가니 오지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보인다. 토마스 콘돈 관광 안내소다(Thomas Condon visitor center).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관광 안내소 길 건너에는 제법 규모가 큰 이층집이 있다. 목사이면서 화석에 관심이 있던 토마스 콘돈이라는 사람이 1800년께 이곳에 정착했다고. 그가 살던 집은 박물관으로 보전돼 있다. 과수원에는 사과가 열려 있고 그 당시 쓰던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자동차와 농기계를 보전해 놓고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근처에 있는 '양의 돌 둘레길'(Sheep Rock trail)을 찾아 나선다. 주차장에서 내리니 태양이 날카롭다. 첫눈에는 이곳에 특별히 볼 것이 없어 보인다. 잘 정돈된 산책길이 있을 뿐이다. 분지로 둘러싸인 곳이다. 친척이 좋은 곳이라고는 해서 가긴 하지만 입구에서 보면 좋을 것 같은 곳이 아니다.
청록빛 띠는 세상, 장난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