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발행된 <그린마인드> 2호의 모습. 옆은 부록으로 나온 재생노트이다.
그린마인드
재정문제 있어도, 봉사단체에 기부까지...독립잡지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문제다. 어떤 독립잡지라도 항상 고민되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독립'으로 운영되는 잡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행된 1, 2호 모두 거의 100%의 사비로 만들어졌다. 장씨는 잡지를 위해 적금까지 깼다.
더불어 잡지에 사용되는 종이는 재생지다. 재생지는 질적으로 우수하나 가격은 더 비싸다. "재생지가 질적으로 우수하나 가격이 비싼 건 참 아이러니하다"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나마 2호 제작비는 1호 때보다는 덜 들었다. 탤런트 김효진씨가 100권을 후원한 덕분이다. 한 지인이 유기견을 보호하는 봉사단체인 '행동하는 동물사랑'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김효진씨를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마침 김효진씨가 그곳에서 데리고 간 유기견 이름이 '그린'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김효진씨는 책을 후원하고 독자사진에도 흔쾌히 응했다. 이후 <그린마인드>는 이 봉사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정기구독자들이 보낸 금액에서 일부를 모아 보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잡지를 구매자들에게는 별도의 부록이 증정된다. 1호 구독자에게는 동대문 상가에서 구입한 자투리 천으로 만든 에코 팔찌가 증정됐다. 이 자투리 천은 원단을 재단하고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진 것들이다. 2호 구독자에게는 버려진 벽지로 재생노트를 만들어서 증정했다. 부록도 '자연'적이다.
"각각 200개씩 만들어서 기진맥진했지만 보람찼죠. 독자 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셨고요."100%의 이르는 사비를 털어 잡지를 만들며, 봉사단체를 후원하고 구독자들에게 기념품까지 증정하는 이들은 스스로를 인도영화 <세 얼간이>에 비유했다.
"가끔씩 보면 너무 다 퍼주는 거 같아서 바보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웃음)"수많은 독립잡지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린마인드>만의 차별성이 필요하다. 최근 발행된 2호에서는 '자원순환의 날(9/6)', '재생지를 찾아서!', 동묘 앞 벼룩시장에서 시간여행을' 등 자연과 정겨운 삶의 이야기를 함께 다뤘다. 잡지 후반부는 [Special·주인공] 이라는 주제로 기고자들의 글도 함께 채워진다. '별사탕 왕자님'이라는 만화는 최근 있었던 녹조현상에 대해서 재밌게 풀어냈다.
"보통 환경 잡지는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희는 사람의 감성도 가지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만화도 환경에 관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거고요. 이런 식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 잡지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창간호에 실었던 '채식'에 관한 기사는 의미심장하다.
"베지테리안(채식주의자)이 vegetable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건강한', '완전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라틴어 vegetus에 어원을 두고 있어요. 그러니까 채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건전하고 건강한 것을 추구해 지구 전체 생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잡지 만들면서 오히려 힐링을 받을 때도 있어요"이들은 잡지를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도시 속에서 살면서 자연의 삶을 갈망하고 그런 마인드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속에서 힐링을 받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현재 이들은 <그린마인드> 3호 준비 중에 있다. 항상 마감에 쫓기고, 출판과 홍보까지 하려면 힘이 들지만, 정기구독자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된다며 해맑게 웃는다. "마감에 쫓길 때는 우리가 블랙마인드가 되더라고요. (웃음) 우리가 먼저 그린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