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인사말을 마친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보강: 9일 오후 6시 3분]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고심 끝에 '김무성 카드'를 9일 제시했다. 그러나 깊어가는 당 내홍 상황을 정리할 묘수인지는 불투명하다.
쇄신 논란에 휩싸인 지도부가 2선으로 후퇴했다고 단언하기도 어렵거니와, 경제민주화 문제를 놓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대립 중인 이한구 원내대표도 여전히 원내사령탑을 유지한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원장이 반대하고 있는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영입 기조 역시 유효하다.
박 후보는 전날(8일) 저녁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 중앙선대위 의장단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인적쇄신 논란에 휩싸인 당내 상황을 논의한 끝에 '김무성 카드'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수정안 정국 당시 '탈박(脫朴)'했다가 4·11 총선 공천 당시 탈당 도미노를 멈춰세우며 복귀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에게 선대위를 총괄토록 하는 방안이다. 이에 맞춰, 총괄선대본부장이란 직책을 신설할 가능성도 유력하다.
이 경우, 비서실장직을 내려놓은 최경환 의원에 이어 당연직으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서병수 사무총장의 역할이 선거실무 지원으로 축소된다. 김 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쇄신파 전·현직 의원들을 만나 가교 역할을 하는 등 '화합형 인사'로 꼽히는 만큼 어느 정도 '친박 2선 후퇴론'에 절충안을 제시한 셈이다. 다만, 황우여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에 그대로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한 발 물러선 셈이다. 당초 그는 지난 8일 충북 언론사 보도·편집국장과의 비공개 오찬에서 인적쇄신 논란에 대해 '권력싸움'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 권력과 자리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라며 "남을 손가락질하기 앞서 '나는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자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과학인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에도 "선거가 1, 2달 밖에 안 남았는데 다 뒤엎어 새로 시작하자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선거를 포기하자는 얘기나 같다"며 '지도부 사퇴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4·11 총선을 이끌었던 전직 비상대책위원들이 같은 날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이한구 원내대표 및 비서진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상황을 바뀌었다. 결국 박 후보는 입장을 일부 선회하고 수습에 들어갔다. '지도부 총사퇴' 대신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역할을 강화시키며 '역할 재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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