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별 출산장려금우리 셋째는 얼마?
서울시 한울타리
생각 같아서는 그 출산장려금을 위해 이사도 불사할 작정이었다. 출산장려금은 적게는 일백 만원부터 많게는 일천 만원까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100만 원 밖에 주지 않는다면 이사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전세 계약이 올해 만료이니 여차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터, 이왕 갈 거면 출산장려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선택하고자 했다. 굳이 서울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지겠지.
하지만 막상 출산장려금을 알아보려니 그 과정 자체부터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우선 전국의 출산장려금을 한 눈에 확인하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출산장려금은 중앙정부가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 각각의 기준으로 소속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인 만큼, 이를 전국적으로 통합하여 관리하는 주체가 없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돈을 지불하는 입장에서는 그 지역 주민들에게만 지불할 터, 전국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덕분에 관련 자료는 기껏해야 일반 시민들이 블로그 등에 올린, 지역별로 짜깁기한 것이 전부였는데 그 역시 확인하면 실제와 다르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전국의 모든 지자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일일이 찾아볼 수도 없고 원.
더 큰 문제는 출산장려금을 받는 조건이었다. 지자체 대부분의 경우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몇 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고, 장려금을 지불하더라도 목돈의 형태가 아니라 수년에 걸친 분할 지원이었다. 출산장려금만을 노려 이사 왔다가 곧바로 그 지역을 뜨는 소위 '먹튀'를 막기 위한 방안이리라.
어떻게든 지역 인구수를 늘리려는 지자체의 눈물겨운 노력. 그러나 문제는 과연 그런 지자체의 노력을 이끌어내는 지금의 구조가 옳으냐는 것이다. 아이의 출생은 그 지역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경사이며, 인구증가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구조는 중앙정부가 지원해줘야 할 출산장려금을 지자체가 떠맡음으로써 각 지역마다 격차는 물론이요, 먹튀 논란이 생기는 것인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셋째 출산에 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지원하는 광주광역시 동구처럼 출산장려금을 인구증가의 전략으로 이용하는 지자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격차가 너무 크다 보니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는 서울시 구로구의 경우는 셋째의 출산장려금이 광주 동구의 6%, 즉 60만원이 고작이지 않은가.
아이를 볼모로 국가로부터 꼭 돈을 받아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국가가 육아·보육과 관련한 복지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대신 돈으로 지원하는 형식이라면, 이는 좀더 세심한 기준을 적용시켜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한낱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원하는 사람이라면 걱정하지 않고 셋째, 넷째를 낳을 수 있는 사회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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