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생명평화대행진을 시작합니다!
2012년 대한민국은 아픕니다!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뭇 생명들의 탄식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로 인해 일터에서 쫓겨난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 개발이익을 위한 맹목적 강제철거로 인해 쫓겨나고 죽어간 용산철거민들의 아픔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입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갈수록 악화되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생명의 젓줄이라는 4대강은 거대한 연못이 되어 죽어가고 있으며, 고압송전탑과 핵발전소 그리고 골프장은 지역주민공동체와 생태계에 대한 극심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빼앗기고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의 절규가 터져 나오고 있으며 부수어지고 찢겨진 뭇 생명들의 눈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시달리는 이 땅의 민초들에게 대선후보들은 다른 세상을 약속하며 희망을 가지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공약과 각종 제안들이 떠들썩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빼앗기며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에 대한 반영이 없으니 구체적인 해법 제시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정치권의 추상적인 구호와 모호한 공약 보다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철폐하고, 제주해군기지를 백지화하며, 강제철거를 금지하고, 4대강을 원상회복하며, 핵발전을 폐기하고,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함께 사는 삶을 위한 제도적 조건과 생태적 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저 여의도와 광화문의 권력자들에게 기대기 전에 돈을 위해 삶을 파괴하는 죽음의 흐름을 우리 스스로 멈추어 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걸을 것입니다. 강정에서 서울까지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그래서 우리는 만날 것입니다. 이 땅 곳곳에서 전쟁과 같은 일상을 견뎌야 하는 이들 모두가 서로! 그래서 우리는 함께 살 것입니다. 쫓겨나고 내몰리는 모든 사람들과 뭇 생명들이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을!
이제 고통의 현장으로부터 민초들의 자구적인 연대를 시작합니다. 2012 생명평화대행진은 이 땅에 함께 살기 위한 민초들의 소박한 염원들이 만들어가는 자발적 연대의 몸짓입니다. 우리는 10월 5일 제주에서 시작하여 11월 3일 서울광장에 도달할 것입니다. 비록 한 달 남짓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통과하며 우리는 이 참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민초들이 함께 어울려 웃고 울고 즐기고 분노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공동행동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기쁘고 즐겁게 연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노래하고 춤출 것입니다. 지금 한반도 남단의 섬, 제주에서 우리의 첫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가겠습니다. 전국을 돌며 대한민국 곳곳 현장의 고통에 기꺼이 함께 할 것입니다.
이 즐겁고 따뜻한, 가난하고 용감한 연대에 각계각층 시민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호소합니다.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
-함께 걷자, 강정에서 서울까지!
2012년 10월 5일 2012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 일동
생명평화대행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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