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블로거 안치용씨가 17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리먼 브라더스 내부 문건. 한국 컨소시엄의 리먼 브라더스 50억 달러 투자 관련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이 지지 뜻을 밝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안치용 블로그
문제의 문건은 조건호 당시 리먼 브라더스 부회장이 지난 2008년 5월 29일 리먼 브라더스 최고경영진에게 보낸 '한국 컨소시엄의 리먼 브라더스 투자 관련, 기회와 핵심 쟁점 브리핑'이라는 2쪽짜리 메모다. 이 메모에서 조 부회자은 하나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 국민연금공단 등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이 리먼 브라더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려 한다며 투자 배경, 금융기관별 투자 금액, 투자 일정, 투자 뒤 지분 구조 등을 설명하고 있다.
조건호 부회장은 그해 5월 16일 '새 이명박 대통령과 절친한 개인 자문역'이라고 소개한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화를 받았으며, 5월 26일에는 제시 바탈 리먼 브라더스 아시아 회장과 함께 김승유 회장을 만나 리먼 브라더스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적었다.
특히 민유성 전 리먼 브라더스 서울 대표가 6월 2일 산업은행 총재에 선임돼 투자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 부분까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조건호 부회장은 이 문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3명의 중요한 행정부 인사로부터 지원을 확약 받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장관(현 산업금융지주 회장),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직접 거론했다. 이 가운데 전광우 전 위원장은 5월 24일 자신과 민유성이 직접 만나서 리먼 브라더스 투자에 관한 브리핑을 했고 이미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고,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 역시 지지하고 있다고 확약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치용씨는 "5월 24일은 산업은행 행장을 물색하던 시기이며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 행장의 임명제청권자"라면서 "김승유가 조건호에게 리먼 브라더스 인수를 문의한 직후에 임명제청권자인 전광우가 조건호, 민유성을 만나고 그 뒤 민유성이 산업은행장에 임명됐다는 것은 산업은행장 인선을 김승유가 주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먼 인수했으면 한국 경제 파산... 추가 문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