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최전방 경계태세 점검 방문 차 연평도에 방문했다.
청와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북한에 돈 봉투를 건네며 사과를 구걸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지금 NLL 문제를 이슈화하려는 여당과 보수언론은 노무현의 '의도'와 '생각'까지 검증해 봐야겠다고(왜냐하면 드러난 행동과 발언으로 NLL을 포기한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큰소리치지만, 정작 '의도'와 '생각' 뿐만 아니라 '행동'과 '발언'까지 모두 따져봐야 할 사람은 지금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MB이다. 장병들의 목숨 값으로 '이적단체'인 북한과 흥정을 정말로 시도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일본 총리에게 정말로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했는지 안 했는지, 뼛속까지 친일이고 친미라는 현직 대통령의 '의도'와 '생각'부터 먼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군사안보와 외교력에서 바닥 드러낸 MB정부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안보와 직결되는 전략무기(예컨대 공중급유기는 독도방어에 필수적이다) 도입이나 한국형 공격헬기, 한국형 전투기 사업 등도 줄줄이 연기되었다. 보수 세력이 국가안보는 확실하게 책임진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망상에 불과했다.
대북관계의 지렛대로 삼을 만한 대중 외교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후진타오 중국주석과 전화통화 한 번 하지 못한 것이 지금 우리의 외교현실이다. 따라서 북한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북방외교를 복원하는 것은 차기정권의 가장 시급한 현안 가운데 하나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 위협에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방사성 물질이 어떻게 확산할 것인지 제대로 예측하지도 못했고 아직까지도 일본산 농수산물을 원천적으로 금수하지도 않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는 일본의 경제 불황 여파로 일본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최고급 참치들이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기사를 냈는데, 이 참치들이 방사능에서 안전한지는 전혀 알 길이 없다. 문재인은 더 이상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탈핵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지만, 지금 당장 국민들이 안심하고 농수산물을 사 먹을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물론 국내 원전의 안전을 확보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위기관리능력을 갖추는 것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2010년 구제역 파동 때나 최근 불산 가스 유출 사태에서 보듯이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초동대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만약 한국에서 후쿠시마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일본보다 우리가 더 잘 위기관리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노무현 때 국가안보종합상황실에서 재난사태까지 총괄적으로 관리하게 했지만 MB정부 들어서 규모가 축소되고 기능도 분리되었다.
뿐만 아니라 재난 사태에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면 일선에서 이를 실행에 옮길 인력들(119 같은)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는데, 노무현 정부 말기의 이런 시도는 큰 정부를 만들려고 한다는 여론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직도 한국의 재난방재인력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정치쇄신도 이제는 말이나 구호로만 그쳐서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 정치쇄신의 핵심은 권력구조의 생성과 유지 메커니즘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개헌문제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서는 새누리당 경선후보로 나왔던 이재오가 개헌의 로드맵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개헌문제는 집권 초기에 매듭짓지 않으면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신중하고도 치밀하게 준비해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가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집권초기 명확한 개혁 로드맵 제시해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이제는 후보들이 집권초기의 명확한 개혁 로드맵을 제시해서 국민들에게 선택과 판단의 근거, 행동에 나설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의 정치현실이 암담하고 미래가 없어 보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꿈은 정치권의 드림팀을 만들기도 했고 성공한 사업가를 정치의 중심으로 불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꿈만 꾸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 어쩌면 그것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지도 모르겠다. 국민들은 이미 준비가 되었다. 다만 마지막 행동에 나설 동기와 최소한의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제게 힘을 주십시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12년의 대한민국에는 어찌 이런 후보가 한 명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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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YS도 했던 건데... 문재인-안철수,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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