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계곡 단풍
윤도균
60년 전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들그 소릴 듣고 나서 '이 여편네들이 총무는 지들이 봉급을 준겨? 뭘 했다고 툭하면 총무 들먹이며 잔소릴 하는 거야?' 하고 구시렁거렸지만 그러고 보니 아닌게 아니라 정말 우리 '초딩'들 만남이 한동안 뜸했었다. 그래 회장과 상의해 아무래도 동창회 모임 한번 해야겠다 하니 모두 다 바쁘다는 핑계로 말은 그렇게 해놓고 막상 동창회 소집하면 몇 사람 나오지도 않는다며 그럼 말 나온 김에 수도권 단풍철 지나기 전 날짜를 (2012.11.1) 정해 떠나자고 한다.
단풍 여행지를 물색하려니 수도권 근교만 해도 가보고 싶은 곳이 줄줄이 사탕처럼 넘쳐난다. 경기 포천의 명성산, 가평의 명지산과 운학산, 서울의 북한산, 경기 동두천시의 소요산, 경기 양평의 용문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리 좋으면 뭘 하나? 우리 초딩들 나이가 어영부영 고희다 보니 나와 몇 사람을 제외하고 산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산행은 대상지에서 빼기로 한다.
그리고 다시 장소를 물색하니 서울의 경복궁, 덕수궁, 선릉, 의릉, 창경궁, 창덕궁, 태릉, 헌릉 등을 추천하는데 서울 장안은 좀 그렇고 어디 대중교통 이용해 옛날에 추억 상기하며 떠날 수 있는 곳을 물색하다 경기 구리시 동구릉, 남양주시 사랑, 고양시 서삼릉, 서오릉, 경기 여주군 세종대왕 능, 경기 파주시 삼릉, 경기 화성의 융릉, 경기 김포시 장릉, 경기 남양주시 홍릉)을 거론한다. 그러자 회장이 자넨 아는 데가 능밖에 없느냐고 한소릴 한다.
그래 그럼 자네가 장소 추천을 해보라고 하니 한참을 궁리 끝에 가평의 용추계곡으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이어서 교통편 알아보고 친목 모임은 뭐니뭐니해도 먹는 기쁨이 함께해야 즐거움이 배가 되기에 먹을거리와 전철에서 내려 이동 수단을 알아보다 보니 마침 나의 친구 처남이 가평 용추계곡 인근에서 펜션 사업을 하고 있어 자문하니 '형님 가평역에 내리셔서 전화하시면 모셔다 드린다'며 내친김에 음식도 주문해놓고 동창들에게 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