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게임 장면
김은희
얼마 전 친구들 모임에서도 애니팡, 캔디팡 등 게임이야기가 나왔다. 그 당시에는 애니팡이 한참 유행이었을 때였다. 친구마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난 그거하면 중독 될까 봐. 내가 쉽게 중독되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이라.""눈이 나빠진다고 아들아이가 하지 말래.""그래? 난 할 줄 몰라서 못하는데."그러던 중 한 친구가 말한다. "누가 게임하다가 하트가 없어서 평소 연락도 하지 않던 친구에게 오밤중에 하트를 날렸더니 답장이 온거야. 나 너 사랑하지 않아 나한테 이런 하트 절대 날리지 마" 한바탕 웃음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그것도 빨강색 하트모양이니 애니팡을 모르는 사람은 얼마든지 오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던 친구들에게 하트를 꽤나 여러 번 날린 적이 있었다. 상대방에서 자기를 사랑해서 보낸 것이란 오해도 할 수 있었을 테고, 무엇인지 몰라 그대로 놔둔 것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애니팡을 즐기지 않은 사람에게는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카톡을 하는 오촌당숙에게도 하트를 보냈었다. 아저씨에게서 "내가 바빠서 애니팡 할 시간이 없어요"라고 카톡이 온 적도 있었다. 그렇게 여기저기 하트를 보내고도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게임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그 게임에 푹 빠져 있다면, 그래도 게임을 계속하고 싶다면 아이템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애니팡을 로그아웃 시키고 다시 시작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에는 아무리 기를 쓰고 해도 젊은 사람들 순발력을 따라 갈 수 없다는 것도 있다. 쉬지 않고 매달려 보았지만 상위권에는 올라갈 수 없었다. 처음에는 점수에 연연하지 않을 것 같더니 하면 할 수록 순위에 신경이 써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거기까지가 나의 한계라는 것을 알았고 더 계속 하다가는 나도 내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여 더이상 미련도 아쉬움도 남기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딸과 아들아이가 "엄마 이젠 하트 안 날려도 되지?"한다. "그래 엄마의 능력은 거기까지인가 봐" 하고 끝을 냈다.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절제하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그 공백의 시간을 잠시도 견딜 수 없다면, 생활에 적게든 많게든 지장을 주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도를 넘어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말에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말도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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