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입장하기입장 마감 시간 전에 겨우 들어갔다.
노시경
나는 그야말로 큰일이라도 일어난 듯이 열심히 뛰었다. 나는 그 팻말이 땅바닥에 놓이기 바로 1초 전에 입장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줄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갑자기 브레이크 걸린 차가 멈춰 서듯이 멈춰선 나는 몸이 기우뚱하면서 넘어질 뻔했다. 뒤에서 보던 아내와 신영이가 크게 웃고, 할아버지 관리인도 뭐라 말하며 웃는다.
영화 <해리포터>의 광팬인 신영이가 이 대학의 '다이닝 홀(Dining Hall)'을 보게 됐다는 마음에 너무 뿌듯해 했다. 너무 아슬아슬했다는 안도감은 우리 바로 뒤에 따라오던 인도인 모녀를 보면서 확인됐다. 인도인 모녀는 입장을 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애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입장객을 관리하는 할아버지는 냉정하게 안 된다고 거절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대충 입장 라인에 서게 하고 입장을 허락해줬을 것 같은데 정말 강한 문화적 차이가 느껴진다. 뒤에서 관광객 게이트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인도인 모녀가 처량해 보이기도.
연한 베이지 색의 석조건물들은 영화 <해리포터>의 영향 때문인지 마치 성처럼 느껴진다. 건물 벽면의 인물상들도 마치 마법으로 만든 듯 정교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리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영화 <해리포터> 속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우리는 벽과 바닥에 연륜이 쌓여 반질반질한 회랑과 안뜰을 지나 대학 안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