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래
카카오톡이 세상을 변화시켰다. SMS 문자 정보사용료가 아까워서 띄어쓰기도 하지 않고, 에누리없이 40byte씩 꽉꽉 채워 보내던 시절은 스마트폰 세상에서는 이미 과거지사다. 일반인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비용 걱정 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대형 통신사와 끝까지 싸워 이겨낸 카카오의 수고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언제부터인가 카카오톡에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카카오톡을 깔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것과 연계된 각종 게임들에 어느새 물들어버린 나를 발견하고는 콘텐츠 접근성이 중요함을 세삼느끼는 요즘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포털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도 같다.
사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다. 바로 카카오 계정에 관한 불만사항들이 개인적으로 한둘씩 쌓여 가던 즈음, 더 이상 게임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카카오톡 탈퇴를 선언한 순간부터 일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카카오톡에서 "카카오 계정 삭제"라는 메뉴를 보신 분... 카카오 측의 말을 빌리자면 "카카오 계정이란 자주 쓰는 이메일 주소를 카카오톡 계정으로 등록하여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계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카카오톡만 사용하고자 한다면 굳이 카카오 계정은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카카오톡에 연계된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란다. 좋은 이야기다. 카카오 계정을 만들어 앱을 연결해 두면 휴대폰이 교체되더라도 게임의 경우, 업적 등 정보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계승되어 사용자에게 상당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카톡 탈퇴할 때 "모든 데이터 삭제" 있지만 정상적으로 삭제되지 않아다만 문제는 카카오 계정 삭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을 탈퇴할 때 "모든 데이터 삭제" 옵션이 있지만, 이를 선택하더라도 계정은 정상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 이 전에 계정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한 이메일을 입력하면 이전 정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게임 내 탈퇴"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게임 내에서 탈퇴하고 난 다음 카카오톡을 띄우면, 카카오톡과 연결된 앱에 버젓이 그 이름을 남긴다. 아직 게임 내 탈퇴 기능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예도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카카오 측에 계정 삭제 문의를 몇 번 보내보았지만, (물론 여러 번 귀찮게 한 죄는 인정한다.) 제대로 된 답변은커녕 이젠 아예 묵묵부답이다. 카카오 홈페이지 역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네이버>에서 카카오톡 계정 삭제 혹은 계정 탈퇴를 문의하는 글이 상당하다. 이 정도면 질문들을 일반화하여 FAQ로 정리해 주는 성의 정도는 보여야 할 것이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들을 정리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계정에 관한 사항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카카오톡 게임 '드래곤 플라이트'가 일일매출 15억 돌파했단다. 참, 축하할 만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카카오톡을 사랑하는 마음에 성장, 발전하는 모습이 멋지기만 하다. 하지만 SNS는 카카오톡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 다른 유사 제품에 발목 잡힐지 모를 일이다.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사랑한 이유는 카카오톡의 꾸준함과 '헝그리' 정신 그 자체에 있다.
카카오톡 게임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스마트폰 사용자의 피로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쏟아진다면 걱정할 일도 아니겠으나, 어느 순간 차고 넘치는 콘텐츠 홍수 속에 피로를 느낀 고객이 최소한 소통 부족으로 카카오톡을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제 소통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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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모든 데이터 삭제" 있지만 안 되는 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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