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밥 갖고 장난?... 교과부·교육청 책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총파업' 벌여... 호봉제, 교육공무직 법안 처리 등 요구

등록 2012.11.09 13:20수정 2012.11.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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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교무실·과학실험실·도서관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사상 첫 파업을 벌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9일 경고파업을 벌이고, 전국 곳곳에서 파업집회를 벌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7개 시·도 공립 초·중·고교 9647곳 가운데 10% 정도가 파업 때문에 급식을 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학교급식 조리사들의 파업으로 지역에서만 106개 학교가 급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급식을 중단한 학교의 학생수는 8만여 명이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해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빵·우유 제공, 단축수업을 하도록 했다.

경남교육청은 도내 954개 학교 가운데 초등학교 71개교, 중학교 32개교, 고등학교 25개 등 128개 학교급식 관계자 753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급식이 중단된 일선 학교는 초등학교 60개교, 중학교 23개교, 고등학교 23개교 등 106개교였다.

경남지역 조합원 1500여 명 모여 집회... 새누리당사 앞까지 거리행진

학교비정규직들은 '호봉제 실시'와 '교육감 직접고용', '교육공무직 법안 처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이날 집회에는 거창을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버스 등을 통해 조합원 1500여 명이 참석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병하 경남도당 위원장, 권영길 전 국회의원,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석영철·이천기 경남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신호식씨가 '파업가 율동'을 선보이고, 6명의 조합원들이 '강남스타일'을 '학비스타일'로 개사한 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으며, 창원여성회 '해든누리'가 모듬북 공연을 선보였다.

황경순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은 "저는 현장 급식 노동자다,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며 "우리는 일한만큼 임금을 달라고, 교육감이 교섭에 나오라고, 교육감이 직접 고용해달라는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데 교과부와 교육청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황 지부장은 "교과부·교육청은 학생을 볼모로 파업한다고 호도한다, 우리를 파업으로 내몬 건 교과부와 교육청이다,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이 자리에 섰다, 가슴 아프지만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다, 비참하지만, 밥주걱과 고무장갑을 끼고 이 자리에 섰는데,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이 땅 900만 비정규직들의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비정규직이 지은 밥을 먹고 사는데, 이렇게 잘못된 것에 대해 우리가 저항하고 분노하는 것"이라며 "교과부와 교육청은 밥하는 엄마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혜련 '전회련' 경남지부 조직국장은 "지부장이 지난주 서울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다가 사고를 당해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어 대신 나왔다"며 "일부에서는 밥 갖고 장난 치느냐고 하는데,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아이들의 밥을 갖고 장난 친 적이 없다, 눈물을 머금고 이 자리에 섰다, 아이들의 밥을 갖고 장난치는 것은 교과부와 교육청이다"고 강조했다.

김지혜 여성노조 경남지부장은 "오늘 울지 말자고 다짐했다, 사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우리는 가시방석이었다, 온갖 협박을 당했다"며 "우리는 공고한 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 투쟁이 승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엊그제 거제에서 조합원들을 만났는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한 명이 있는 학교에서도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우리는 월급 몇 만원 올리자고 여기에 온 게 아니다, 아이들 앞에서 당당해지려고, 모욕 당하지 않기 위해 왔다"며 "앞으로 교과부와 교육청이 협상에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파업을 할 것이고 그 때는 교육청을 점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받은 임금인데 지금도..."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자랑스럽다, 학생을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냐,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모이도록 한 책임은 교과부와 교육청에 있다"며 "얼마전 학교비정규직 근무실태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말문이 막히더라,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받은 임금인데 그 아이가 대학 가는 지금도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했다, 호봉제가 당연히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재원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정말 부럽고 대단하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분노와 열기가 부럽다, 전교조는 20년 넘었지만 한 번도 이런 파업을 해보지 못했다"면서 "집에 아이가 초등학교 다니는데, 오늘 아침부터 도시락 싸가야 한다고 집사람한테 말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기뻤다, 차별철폐를 위해서는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기 위원장은 "얼마전 김선동 국회의원이 교육공무직법안을 만들어 4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해 놓았다, 소극적인 의원들을 돌려 바로 세우도록 해야 한다"며 "투쟁에 나서지 않고 공짜로 얻어지는 게 없다, 떳떳하게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 주고 싶다는 여러분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경남도교육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집회를 마친 뒤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3km 가량 떨어져 있는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까지 거리행진했다.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권영길 전 의원과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권영길 전 의원과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해 팔뚝질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해 팔뚝질을 하고 있다. ⓒ 윤성효


a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경남지부, 전국여성노조 경남지부로 구성된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9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학교비정규직 #호봉제 #교육과학기술부 #경마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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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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