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선거운동 '점퍼'부터 단일화?

선거준비 위한 공동계약 방식제안에 '아우 먼저' 펀드 모집 정신까지...'단일화 훈풍'

등록 2012.11.12 18:53수정 2012.11.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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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남소연

"우리 선거운동 점퍼부터 단일화합시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우원식 총무본부장의 말이다. 후보 등록 전 단일화가 확실시 된 만큼 선거 준비 과정에서 진행되는 각종 업체와의 계약을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공동으로 진행하자는 취지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반값 선거비용을 제안한 데 대해 '구체적인 안'을 들고 와 역제안한 것이다.

우 본부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선거준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업체 간의 공동계약방식을 제안한다"며 "공동계약방식은 사전에 준비가 많이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계약하고 후보 단일화를 통하여 최종 확정된 후보가 본 선거에서 비용을 최종 집행함으로써 불필요한 선거운동비용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 등록일(25~26일) 직후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때문에 근시일 내에 '선거운동용 점퍼, 인쇄물, 유세차' 등에 대한 업체 선정 및 계약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 이 '사전 계약' 과정에서부터 단일화해 진행하자는 것이 문 후보 측의 제안이다.

우 본부장은 "선거운동용 점퍼가 총 4000개가 필요하다면 우리가 노란색이나 녹색으로 2000개 맞추면 안 캠프는 그쪽대로 색깔을 정해서 2000개를 맞추자는 것"이라며 "단일화되면 같은 모양의 스카프를 두르고 두 색깔 점퍼를 함께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우 본부장의 제안대로라면 '점퍼 단일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그는 "반값 선거비용을 하려면 홍보비부터 줄여야 하는데, 홍보 시행을 위한 대행사가 필요하다"며 "대행사를 정하는 것부터 함께 논의하면 불필요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선거 비용 줄이는 현명한 길을 찾아가보자"고 말했다. 

점퍼 단일화에, '아우 먼저' 정신까지...'단일화 훈풍'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내 진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정부의 7대 비전과 25개 정책과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담은 정책약속집 '안철수의 약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에게 반값,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 치를 것을 국민 앞에 함께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내 진심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정부의 7대 비전과 25개 정책과제에 대한 실행계획을 담은 정책약속집 '안철수의 약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에게 반값,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 치를 것을 국민 앞에 함께 약속할 것을 제안했다. 유성호

양 캠프 사이에서 '점퍼 단일화' 방안이 오가는 가운데, 양보의 미덕이 발휘된 경우도 있다.

문재인 캠프에서 '문재인 담쟁이 펀드' 시즌 2 출시를 무기한 미루기로 한 것이 그 예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 자금 모금을 위한 국민펀드를 13일에 출시하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다.


안 후보 캠프는 12일 "대통령 선거비용 마련을 위한 국민 보조금 '안철수 펀드'를 13일 오전 10시부터 출시한다"며 "안철수 펀드로 조성된 자금은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되며, 안철수 후보가 상환을 보증한다"고 밝혔다. 펀드 모금 목표액은 280억 원이며 모금완료 시까지 모금을 이어간다.

이에 문재인 펀드를 총괄한 우원식 본부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처음 펀드를 출시하는 안철수 후보 측에서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안철수 펀드가 성공적으로 모금을 마칠 수 있도록 당분간 문재인 펀드 시즌 2의 사전예약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일화 '맏형론'을 얘기하고 있는 문 후보 캠프에서 펀드 모집에서 '아우 먼저'를 실행한 것이다.

그는 "'사람이 먼저다'가 우리 구호였는데, 이번에는 '안철수 펀드가 먼저다'가 되어버렸다"며 "그러나 설령 우리에게 손해가 있다 하더라도 아름다운 경쟁을 위해 최대한 배려하고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안철수 펀드의 건승을 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전격 회동' 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11일 단일화 방식 협상에도 임하기로 합의하면서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화 이후에 함께 해야 하는 세력"이라는 대전제 하에 함께 가는 양 캠프 사이에는 '훈풍'이 풀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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