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위해 강정 앞바다에 투하된 아파트 8층 높이인 약 20미터에 무게만 1개당 8800톤이 나가는 케이슨이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의해 7개 모두 파손됐다. 이 가운데 2개는 유실됐다.
강정마을회 제공
대선이 다가오면서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의 안보 공세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북방한계선(NLL)을 이용한 공세가 그 1막이었다면, 제주 해군기지는 그 2막에 해당한다.
새누리당의 박선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2일 "민주당은 왜 자신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강조하면서 벌여놨던 사업조차 이렇게 쉽게 흔들고, 쉽게 뒤집는지 모르겠다"며 "나쁜 정책 가운데 대표적인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된 제주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공사 중단 및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 예산에 대한 입장도 분명하게 밝혀줘야 한다"고 문 후보에게 요구했다. 또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정부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던 안철수 후보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날 박재갑 부대변인 역시 '제주해군기지, 문재인 후보에 드리는 공개질의'를 통해 문재인 후보가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7월에 방문했을 때는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11월 8일에는 "일단 제주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업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주 해군기지는 "총사업비 9700여억 원 가운데 2300여억 원이 투입돼 2015년 완공을 앞둔 국책사업"이라며 "문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말바꾸기'에 함부로 휘둘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새누리당, 사실관계부터 제대로 파악하라새누리당은 4·11 총선을 앞두고 제주 해군기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말바꾸기'로 공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또다시 제주 해군기지 문제로 민주당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도 예견됐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정치 공세는 사실관계부터 잘못된 것이다. 우선 새누리당의 주장과는 달리 적어도 문재인 후보는 해군기지에 대해 말을 바꾼 적이 없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7월에는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의 안보와 이익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했다가, 11월에는 "일단 제주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업내용을 재검토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짜깁기를 통한 사실 왜곡이다. 문 후보는 7월에 "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업 추진 절차와 성격이 변질되었기 때문에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11월 8일에도 이러한 입장은 그대로 반복되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작년부터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 해군기지는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 ▲ 노무현 정부 때 절차적 문제가 있었던 것에 사과한다 ▲ 이명박 정부 들어 '민항 위주의 해군 기항지'라는 당초 사업 취지가 크게 변질됐다 ▲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재검토하겠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새누리당의 사실 왜곡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세에서도 나타난다. 안 후보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도 정부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고 비판했지만, 안 후보는 해군기지 추진에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여겨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말 바꾼 당사자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