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진압' 경찰 때린 안민석 의원, 벌금 300만원

국회의원직은 유지... 안민석 "경찰 관계자는 진실 알 것"

등록 2012.11.15 15:57수정 2012.11.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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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정민규

[기사 보강 : 15일 오후 4시 25분]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당시 진압하는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일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민석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죄나 정치자금법 위반죄가 아닌 경우,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아야 의원직을 상실한다. 따라서 이날 벌금형이 확정됨에 따라 안민석 의원은 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 촛불집회 시민보호 활동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악법도 법이다' 대법원 판결은 어쩔 수 없지만 현장에 있던 진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며 "제게 수차례 찾아와 용서를 구하던 경기경찰청장과 경찰 관계자 등은 그 진실을 알겠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집회 참가자 검거에 항의하다가 물리적 충돌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안민석 의원은 지난 2008년 6월 26~27일 소속 국회의원 6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 앞에서 개최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안 의원은 '국민보호단' 단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는 당시 27일 새벽 1시경 일몰 후 옥외집회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시위대에 대한 해산작전을 진행하던 중 S씨가 불법시위를 선동한다며 검거했다.


이때 시위대 선두에 있던 안 의원은 S씨 검거에 항의하며 방패를 들고 서 있던 전투경찰들을 몸으로 밀쳤고, 전경들은 안 의원을 붙잡아 강제로 기동대 안쪽으로 끌어냈다. 이에 안 의원이 "국회의원을 잡아가느냐"고 소리치자 기동대 부대장이 국회의원임을 알고 풀어주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네가 현장 지휘관이냐"며 주먹으로 부대장의 턱을 1회 가격했고, 또 기동대 경비계장이 부대원들의 대열을 정비시키는 것을 보자 경비계장에게도 "네가 현장 지휘관이냐"며 주먹으로 이마를 쳤다. 


당시 기동대 부대장과 경비계장 등은 "전치 2~3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이 사건은 2010년 12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돼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안민석 의원을 상해·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안민석 의원은 "당시 부대장은 나의 항의에 맞서 있는 상황이었고, 경비계장은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경찰관들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실과 상해를 가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항변했다.

"폭력 행사는 항의의 정도 넘어선 것"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허상진 판사는 2011년 7월 공무집행방해와 기동대 하아무개 부대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투경찰대의 S씨 및 피고인에 대한 조치가 부적절하다고 생각됐다면 국회의원인 피고인으로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항의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었음에도 전경·부대장·경비계장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항의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국회의원으로서 국민보호단 단장을 맡아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대 선두에 서 있다가 S씨의 검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이고,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안민석 의원은 "폭행한 사실이 없고, 설령 피해자들을 폭행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법연행 과정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하며 각각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2011년 12월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불법시위대를 해산 및 검거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수행하는 전경과 경찰공무원에게 폭행을 가해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상해까지 가한 것으로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기대되는 역할 등에 비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민보호단 단장을 맡아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대의 선두에 있다가 S씨가 검거되자 이를 항의하면서 자신도 전투경찰에게 붙잡히자 감정적으로 흥분해 우발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형량은 적정하다"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안민석 #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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