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으로 물들어 가던 단풍들이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임윤수
가을 석양을 받아 노을빛으로 물들던 단풍도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고 있습니다. 어둠을 더해가는 어스름처럼 겨울색이 제법 깊어졌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그 단풍을 좇아 설악산부터 지리산까지를 걷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올해는 두 눈 멀뚱거리며 가는 가을을 배웅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변한건지, 아니면 몸뚱이가 늙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지난 10월에 발목을 심하게 접질렀습니다.
야트막한 산도 발목에 무리가 간다는 경고에 올해는 꼼짝 못하고 집에서 보이는 단풍으로만 가는 가을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멋진 단풍은 멀리 가고, 높이 올라야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욕심을 접고 마음의 눈을 뜨니 집에서 바라보는 단풍도 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