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원 3명 송전탑 고공농성 돌입
"굉장히 춥고 불안정, 언제 내려갈지 장담 못한다"

새벽 4시에 올라가...국정조사 등 3개항 요구

등록 2012.11.20 12:38수정 2012.11.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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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지부 노조원 3명이 20일 새벽 4시경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 도로 건너편 600 미터 지점에 있는 고압 송전탑에 올라가 지상 30 미터 지점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침낭과 개인 옷, 물, 핸드폰 등을 가지고 올라간 이들은 가로세로 2미터*1.3미터 나무 합판 2개에 의지하고 있다.
쌍용차지부 노조원 3명이 20일 새벽 4시경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 도로 건너편 600 미터 지점에 있는 고압 송전탑에 올라가 지상 30 미터 지점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침낭과 개인 옷, 물, 핸드폰 등을 가지고 올라간 이들은 가로세로 2미터*1.3미터 나무 합판 2개에 의지하고 있다.쌍용차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이 41일째 단식 끝에 19일 병원으로 후송된 가운데, 20일 새벽 쌍용차 노조원 3명이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고압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책임자 처벌, 해고자 원직복직을 주장하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식사 공급
송전탑 고공농성중인 쌍용차 노조원 3명에게 식사가 올라갔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현장에 확인해보니 농성자에게 식사가 공급됐다"면서 "농성자에 대한 식사 공급 문제는 인권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민감하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중인 문기주 정비지회장은 오후 5시 전화통화에서 "3시경에 김밥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입력: 20일 오후 5시 20분]

쌍용차지부 문기주(52) 정비지회장, 복기성(37) 비정규지회 수석부지회장, 한상균(51) 전지부장은 이날 새벽 4시경 평택 쌍용차 공장 정문 앞 도로 건너편 600m 지점에 있는 고압 송전탑에 올라가 지상 30m 지점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침낭과 개인 옷, 물, 핸드폰 등을 가지고 올라간 이들은 가로세로 2m×1.3m 나무 합판 2개에 의지하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소식을 듣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측이 철탑 아래에 에어매트릭스를 설치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싸고 노조원들과 가벼운 충돌이 있었다. 당초 농성자들은 식사 등을 밧줄을 이용해 아래 노조원들로부터 받으려 했으나, 경찰 측이 제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공농성중인 문기주 정비지회장은 오전 11시10분경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 굉장히 춥고, 발판도 불안정한 상태여서,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부장이 목숨을 걸고 41일 동안이나 단식을 했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쌍용차는 2009년 구조조정을 위해 의도하고 기획한 부도를 맞았다는 것이 지난 국회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밝혀졌다, 그러면 책임자를 처벌하고 해고자가 원상회복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이 이미 세상을 떠난 23명에 대해 위로도 되는 것 아니겠나."

 쌍용차지부 노조원 3명이 20일 새벽부터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경찰이 송전탑 아래에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쌍용차지부 노조원 3명이 20일 새벽부터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오전 경찰이 송전탑 아래에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쌍용차지부

다음은 전화통화 전문.

- 현장 상황이 어떤가.
"지금 나무 합판으로 깔아놓은 발판도 불안정하고, 굉장히 춥다. 합판을 2장 올려서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리 두꺼운 편이 아니어서 반장씩 겹쳐놓은 상태다. 철탑 구조물도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구조물이 촘촘하지 않고 가운데가 비어있는 상태라 굉장히 불안하다. 보강이 필요한데 경찰 때문에 못하고 있다."


-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바람이 매섭지 않은가.
"그렇다. 매우 춥다."

- 언제 고공농성을 계획했는가.
"미리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 아니다. 어제 김정우 지부장이 41일간 단식을 하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목숨을 걸고 41일간 단식을 하면서 국정조사 등을 촉구했는데 정치권에서는 반응이 전혀 없다. 우리가 뭔가 싸움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올라왔다."


- 요구사항이 무엇인가.
"(쌍용차 사태)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해고자 원직복귀다."

- 식사는?
"아직 아무 것도 못 먹었다."

- 원래 어떻게 할 생각이었나.
"기본적으로 발판이 안정되는 공사를 한 후에 밑에서 밧줄을 통해서 올려주는 형태를 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아래서 막고 있는 상황이다."

- 경찰은 몇시쯤 왔는가.
"8시30분쯤 왔다."

- 생리현상 해결은?
"생수병에 소변은 해결하고 있다. 대변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직이다."

- 잠은 잘 수 있는 상황인가.
"전혀 아니다. 현재 2명은 앉아있고 1명은 서있는 상황이다. 잠을 잘 수 있으려면 보강을 해야 한다."

- 장비는 무엇을 가지고 올라갔는가.
"가방에 침낭과 개인 옷가지들, 물, 핸드폰 등이다. 올라와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나무들을 올렸다."

- 아래와 소통을 핸드폰으로 하는 것 같은데, 충전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그것도 밑에서 충전해서 받으려고 했다. 상황이 안 좋아 배터리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 언제까지 농성할 생각인가.
"그건 알 수 없다."

- 무기한?
"(지부장이) 41일이나 단식에도 변한 게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올라온 거다. 언제까지 할거냐는 장담할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조사 등에 진전이 있으면 당연히 내려간다.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언제까지인지 말하기 힘들다."

- 전화를 끊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은?
"쌍용차는 2009년 구조조정을 위해 의도되고 기획된 부도를 맞았다는 것이 지난 국회 청문회를 통해 일정 정도 밝혀졌다. 그러면 책임자를 처벌하고 해고자가 원상 회복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것이 이미 세상을 떠난 23명에 대해 위로도 되는 것이다. 그래서 농성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3년 반을 거리에서 생활했고, 가정이 많이 해체됐다. 많은 사람들이 대선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힘 없고 열심히 일만 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이 좀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한편 지난 9월 20일 쌍용차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 이후 야권에서는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쌍용차의 경영 악화 상황을 과장하기 위해 자산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쌍용차 #고공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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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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