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2일 새벽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2012 후보 단일화 토론회'를 마친뒤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단일화 방식 협상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적극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감과 안정감 있는 모습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반면 안 후보는 전체적으로 차분했지만 문 후보의 공세에 대응하는 수준에서 정책 설명에 치중하는 태도를 취했다. 아무래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문 후보가 메시지 전달력 등에서 안 후보를 앞선 셈이다.
안 후보도 첫 '맞짱 토론' 치고는 꼼꼼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무난하게 토론을 마쳤다는 평가다. 안 후보가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려고 시도한 것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을 지는 향후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책 설명에 필요한 어휘와 수치에 집중한 나머지 이미지가 강조되는 TV 토론의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가 두 후보의 지지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TV토론에서도 정몽준 후보가 더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결국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에서 이기는 등 결과는 속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노무현-정몽준' TV토론의 경우 서로 '당신은 단일후보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자질시비가 격렬하게 붙었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었다.
정치평론가인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이날 '오마이TV'에 출연해 "이번 TV토론은 두 후보가 내용에 집중을 많이 했다"며 "TV와 같은 영상 매체는 일반 국민들이 볼 때 내용보다 표정, 이미지, 분위기를 보는데, 그런 점에서 두 후보가 너무 진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보통 TV토론의 경우 새로운 지지자를 유입하기 보다는 자기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효과가 크다"며 "과연 누가 더 자기 지지층을 결집시켰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오늘 TV토론은 서로 우리 후보가 잘 했다고 하는 토론이어서 이런 경우 지지도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이 두 후보의 상호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수준 있는 토론 내용으로 야권 후보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관건은 누가 단일후보로 선출 되느냐 보다, 어떻게 단일화를 해야 양쪽 지지자를 누수 없이 응집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단일화', '이기는 단일화'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단순한 단일화만으론 안 된다. 두 세력이 함께 힘을 합치고, 거기에 더해 일반 국민들 사이에 야권 단일후보 지지분위기, 시너지 효과까지 생겨야 한다"며 "투표 참여 열기까지 일어나야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이외에 '+알파'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이후에 주목한다. 안철수 후보 쪽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이후 대선의 모든 쟁점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모아졌고, 실제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따라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단일후보가 향후 어떤 쟁점을 끌고 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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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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