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어르신들께 나누어 들리 김치 상자가 쌓여있다
하주성
김치를 담그느라 바쁜 일손을 오래 뺏을 수는 없는 법. 그에게 부녀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물었다.
"어르신들도 물론 도와야 하지만,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저희들이 부모처럼 따듯하게 함께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이 이아들이 영 마음을 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물어봤죠. 왜 그러느냐고. 그랬더니 아이들 대답이 '얼마 안 있으면 또 우릴 떠날 텐데'라며 고개를 떨구는 거예요. 아이들 마음속에는 친 부모도 자신들을 버렸는데, 남이 언제까지 우리들을 끼고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그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단다. 그렇다고 그 아이들을 그냥 놓아둘 수가 없어 동사무소에 부탁해 주차장 옆에 가건물을 하나 지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그곳에서 반찬도 만들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마음을 열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 아이들을 돌봐야 하잖아요. 부모도 없이 저희끼리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혼자 자라나는 아이들이 잘못 된 길로 들어서도, 누구하나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요. 저희들이 앞으로 이런 결손가정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그 아이들이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베풀고 싶은 것이죠."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 마당에는 김치 상자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부녀회를 비롯하여 100여 명의 정성이 가득한 사랑의 김치. 이 김치를 받아서 고마워할 어르신들의 생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수고를 하는 분들을 위해 여러분들이 많은 것을 보내줬다고, 꼭 '고맙다'는 말을 빼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김명순 회장.
그녀는 "세상에 우리 지동 같은 마을은 없어요, 정말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곧 거듭날 것입니다, 그때 다시 한 번 찾아오세요"란다. 오늘따라 유난히 날이 푹하다. 가슴이 따듯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 것인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100여 명이 사흘째 '떼 김장'... 팔 걷고 나선 이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