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소·비방·당근 동원한 박근혜의 전북 공략

[현장] 유세 첫날 전주에서 마무리... 대학생들 "독재자 딸 염치 없다"

등록 2012.11.27 13:49수정 2012.11.2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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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7일 오후 9시 23분]
읍소·비방·당근 동원한 박근혜의 전북 공략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오른손 통증을 호소하며 시민들과의 악수를 손뼉 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과 함께 손뼉을 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오른손 통증을 호소하며 시민들과의 악수를 손뼉 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유성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에서 한 어르신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다가와 인사하자, 박 후보가 어르신을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에서 한 어르신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다가와 인사하자, 박 후보가 어르신을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전북 공략은 거침 없었다. 새누리당은 유세현장에서 읍소전략과 상대 후보 비방을 섞어가며 '호남 20% 득표'라는 목표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오전 대전과 세종시를 거쳐 공주시, 논산시, 부여읍, 보령시 등 우세를 점하고 있는 충남 주요도시를 훑은 박근혜 후보는 군산, 익산, 전주에서 유세를 펼치며 약세지역을 적극 공략했다.

유세에서 나타난 박근혜 후보의 호남 공략 전법은 다양했다. 군산시 수송동 롯데마트 맞은편 공터에서 700여 명 가량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박 후보의 유세에서 지원 연설에 나선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은 최근 새만금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전적으로 새누리당의 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만 갖고 우리 전북이 어떻게 옥동자를 낳을 수 있겠느냐. 이제 깨어나십시다"라고 호소했다.

정 위원장은 "이제는 전북에서 새누리당에 30%(득표)를 주십시오"라며 "안 주시면 제가 갈 데가 없다"고 읍소했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에만 표 주지 말고 새누리당에도 좀 나눠달라'는 읍소가 정 위원장의 연설의 전반적인 기조였다.

민주당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통합위원회에 들어간 김경재 기획조정특보의 연설기조는 '상대방 깎아내리기'였다. 김 부위원장은 유세차량에 올라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세력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흔들려는 세력의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전북이 김대중 선생에게 90%라는 표를 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노무현이나 문재인에게 90%를 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때 비서실장한 경력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변호사 했다지만 한국에 변호사만 4~5만 아니냐"고 문 후보의 경력을 폄하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가 이 지역에서 먼저 강조한 것은 대탕평 인사와 새만금사업이었다. 박 후보는 "전북은 저와 새누리당에게 변화와 희망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저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며 "군산 발전과 군산시민의 행복한 미래아 걸린 새만금사업을 제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정운천 위원장이 읍소로 표를 호소하고, 김경재 특보가 깎아내리기로 문재인 후보의 표를 박근혜 후보는 지역발전이라는 당근을 앞세운 것.


"박근혜 이전보다 선전할 것"..."20년 안 한 투표, 이번엔 여성 후보에"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을 찾아 정육점 상인과 물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 상설시장을 찾아 정육점 상인과 물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유세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이전보다는 새누리당 찍어주는 표가 많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58세 남성 성아무개씨는 "전라북도 사람들이 친 민주당 성향이 있지만 이전보다는 박근혜 표가 꽤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고, 동행한 59세 정아무개씨도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는 기자에게 성씨는 "이유가 뭐긴 뭐냐. 계속 민주당 찍어줬는데 지역이 발전이 안 되지 않았냐"고 했고, 정씨는 "지역이 계속 답보 상태"라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를 찍을 생각이다.

64세 이아무개씨는 박 후보가 군산에서 20%를 득표하긴 아직 어렵다는 반응이었지만, 스스로는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씨는 "이전과는 다를거다. 시대가 변했응게"라면서 "이제 전라도 사람들이 무턱대로 민주당 찍어주고 그렇게 안 한다"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론'은 호남에서도, 특히 여성들에게는 통하는 분위기였다. 유세장 근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러 왔다가 박근혜 후보가 온다는 소식에 기다리고 있었다는 한 50대 여성은 "20년 동안 투표를 안 했는데 이번엔 여자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남자들이 하도 도둑질을 해먹어싸니까, 이번에는 여자를 찍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 여성은 기자에게 "새만금법이 통과됐어요?"라고 묻고 통과됐다는 답을 듣고는 "그러면 더 여자를 찍어야겠네. 군산 발전 시켜주는 사람 찍어야지"라고 했다.

울산에서 살다가 군산으로 이사온 지 4개월째라는 50대 여성 3명도 여성 대통령론을 지지했다. 그 중 김해정(53)씨는 박 후보의 호남 득표 20%를 "가능할 것 같다"고 단언했다. 김씨는 "여기 사람들과 얘기해보니 지역감정 같은 거 별로 없더라. 언론들이나 정치인들이 부추기는 거지. 사람들은 실리적인 사람들이 더 많다"고 '박근혜 선전론'의 근거를 댔다.

조순옥씨는 김씨에 맞장구를 치면서 "지역발전이 중요하다. 울산 살다가 와 보니 여기는 너무 좁고 복지도 안 좋다. 이런 걸 발전시킬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힌번쯤은 여자가 대통령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라고 했고 동행한 강옥희(52)씨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문재인에 대한 애착 약해"... "군산은 거의 문재인"

박근혜 후보의 유세장이라 지지자들이 많은 편이었지만, 황아무개씨(21·여)는 지나가다 호기심에 한번 찾아와 본 경우였다. 황씨는 "우리 집은 다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지인들도 문재인 지지자가 다수"라면서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가 호남에서 20% 득표를 할 가능성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38세 남성 김민우씨는 "군산에는 거의 문재인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김씨는 "언론에서 박근혜가 여기서 유세한다고 하길래 얘기나 들어볼까 해서 나왔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여자니까 어렵지 않겠느냐. 아무래도 남자들이 믿음이 가지 여자들이 무슨…"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유세장 변두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40대 남성은 "정운천씨가 표를 30% 달라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안 될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내 예감엔 이전보다는 새누리당 찍는 표가 많을 거다. 20%에 가깝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가 '새누리당의 호남 약진'을 예견하는 근거는 박근혜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었다. 이 남성은 "호남 사람들이 민주당 편을 많이 들어주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후보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문 후보가 호남표를 결집시킬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기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40대 남성 택시기사 박아무개씨 의견도 비슷했다. "내가 박씨라 박씨도 한번 찍어줄까 싶긴 한데, 그래도 군산은 아직은 민주당"이라고 말한 그는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찍지 않았고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찍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이번에도 민주당을 찍을 것 같긴 하지만 문재인씨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이전 민주당 후보들은 뭔가 찍을 이유가 확실했는데 문재인씨는 아직 그런 부분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전북대 앞에선 주춤... 대학생들 "독재자의 딸이 염치 없게"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전라북도 전주시 전북대학교 앞 유세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전라북도 전주시 전북대학교 앞 유세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성호

공식 선거운동 첫날 '마지막 여정'은 전주 전북대에서 마무리됐다. 전북대 북문에서 열린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은 300여 명 정도로 한산했다. 대학교 바로 앞이다보니 절반 정도는 대학생이었는데, 박 후보에 대한 반응은 차가웠다.

김영환(20)씨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하면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이유를 댔다. 김씨는 "공약을 이것 저것 많이 내놓기는 한데, 실제 하는 행보를 보면 공약을 지킬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옆에 있던 유솔(21·여)씨는 "이명박 정권의 연장선상에 있는 같은 당 후보 아니냐"며 "그런데도 요즘은 이명박 대통령 비판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더라. 저러다라 투표 끝나면 또 이전처럼 되돌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비판했다. 유씨는 "박근혜 후보가 하는 게 설득력이 없다. 4대강 사업은 지지했으면서 지금은 또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유씨는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못 정했지만 박근혜 후보에겐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근혜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는 인파의 한 켠에는 마치 지지자인듯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무리들이 있었다. 전북대 학생인 이만재(26), 안보배(24), 이주연(20)씨는 스마트폰 화면에 '수첩공주님'이라고 크게 써서 박 후보를 향해 흔들고 있었다. 글 내용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영락 없는 지지자다.

박 후보를 싫어하는 이유를 묻자 이씨는 "이유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만재씨는 우선 "유신독재 통치자의 딸 아니냐"며 "지금 이렇게 나와서 정권을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염치 없고, 만약 당선된다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만재씨는 하루 전 공중파 3사를 통해 생방송된 박 후보의 TV토론에 대해서도 "답답했고, '저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주연씨는 "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박근혜 후보보단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신 : 27일 오후 1시 49분]
박근혜 "문재인은 실패한 정권... 부활하면 안 돼"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청년위원들과 함께 국민소통을 염원하며 17개 시도 지역 물을 합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청년위원들과 함께 국민소통을 염원하며 17개 시도 지역 물을 합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전국선대위원들과 함께 국민통합을 염원하며 17개 시도 지역 흙을 합토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전국선대위원들과 함께 국민통합을 염원하며 17개 시도 지역 흙을 합토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첫 공식 유세부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27일, 충남 대전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실세"라면서 "지금도 남 탓만 하고 있는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참여정부를 "이념투쟁으로 날밤을 지새며 밤낮없이 국민을 편가르고 선동했던 정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급등한 대학 등록금과 폭등한 부동산 가격의 책임도 참여정부로 돌렸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정권에서) 양극화가 심화됐고 비정규직이 양산됐지만 한 번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입으로는 서민 정권이라고 주장했지만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은 게 없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낡은 정치' 집단으로 규정했다. 박 후보는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도 말을 뒤집고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있다"면서 "낡은 정치로 천 가지 좋은 약속을 한들 하나라도 지켜질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민주통합당을 비난하는 한편 신뢰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신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세종시를 "정치 생명을 걸고 지켰다"면서 "국민과 맺은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할 것이며 대전도 명실상부한 과학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역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과학비즈니스벨트 가속기 설치는 "부지 매입비를 선 국고 지원해서라도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전 시민들에게 민감한 문제인 충남도청 이전도 "대전 시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현재 대전에 있는 충남도청은 올해 말 홍성군과 예산군에 걸쳐 조성된 내포신도시로 이전될 계획이다.

대전역 앞 가득 메운 인파... '빨간 목도리'는 안 팔리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자, 지지자들이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며 연호하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자, 지지자들이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며 연호하고 있다.유성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노래 맞춰 춤을 추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찾아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노래 맞춰 춤을 추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유성호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방문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첫 선거유세 지역으로 대전시 동구 대전역을 방문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유성호

이날 유세가 벌어진 대전역에는 약 1800여 명(경찰 추산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박 후보가 도착하기 전에는 1200여 명이었지만 박 후보를 직접 보기 위해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역 앞은 점점 혼잡해지는 모양새였다.

이른 시간 때문인지 몰려든 사람들은 머리가 희끗한 노년층이었다. 이들은 추운 날씨 탓인지 박 후보가 도착하기 전에는 팔짱을 끼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박 후보 도착 뒤에는 단상 근처로 모여드는 등 눈에 띄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유세 현장을 찾은 박홍균(72)씨는 "박근혜가 그냥 좋다"면서 "오늘은 방송 소리가 작아서 마음에 안 들지만 선거 때는 꼭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인 사람 중에서는 비교적 젊은 편인 김성제(52)씨는 "경제 위기가 온다던데 박근혜 찍으면 위기 극복을 잘 할 것 같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여성대통령 탄생을 이유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옥자(55)씨는 "이제 여성이 한 번 정권을 잡아야 한다"면서 "나는 이번에는 무조건 박근혜"라고 말했다. 유선애(54)씨도 "여성들이 포용력이 있으니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들을 잘 다독거려서 할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적지않은 인원이 박 후보의 유세를 보기 위해 대전역을 찾았지만 '열성 지지자'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분석도 있었다. 대전역 진입로에 '빨간목도리 폭탄세일'이라는 현수막이 붙은 트럭을 세워놓고 붉은색 목도리와 장갑을 팔고 있던 이명자(가명)씨는 "생각보다 안팔린다"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서울에서는 많이들 사갔는데 사람이 이렇게 왔어도 지금 팔린 건 200개 정도밖에 안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전까지 내려왔는데) 기름값도 안 나오겠다"면서 "팔아보면 진짜 새누리당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가는데 오늘은 반응이 미지근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전대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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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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